난임 상담 체계 개발을 위한 전문가 포커스그룹면접 연구

The Focus Group Interview on Infertility Experts for the Development of Infertility Counseling System

Article information

J Korean Soc Matern Child Health. 2020;24(1):26-39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0 January 31
doi : https://doi.org/10.21896/jksmch.2020.24.1.26
1Graduate School of Education, Kwangwoon University, Seoul, Korea
2Department of Liberal Arts, Joongbu University, Goyang, Korea
최승미1, 이영선,2orcid_icon
1광운대학교 교육대학원
2중부대학교 학생성장교양학부
Corresponding Author: Young Sun Lee Department of Liberal Arts, Joongbu University, 305 Dongheon-ro, Deogyang-gu, Goyang 10279, Korea Tel: +82-31-8075-1791, Fax: +82-31-8075-1030 E-mail: psypia1209@nate.com
Received 2019 November 1; Revised 2019 December 9; Accepted 2019 December 11.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to propose an effective model for the development of an infertility counseling system.

Methods

We reviewed the infertility counseling system in Japan, Germany, the United States, the United Kingdom, and Australia. Additionally, we conducted a Focus Group Interview (FGI) with infertility experts and gathered their opinions about a potential counseling system tailored to the needs of infertile women and suitable for Korean context.

Results

Based on the literature review and FGI, the proposed infertility counseling system aimed to promote the infertility treatment process; to build a user-friendly system, including financial support for infertility counseling; to incorporate the integrated model of providing medical information and psychological support for infertile women; and to develop a stepped care system. Additionally, the present findings revealed that, to promote infertility counseling, it is necessary to establish a central infertility counseling center that would be responsible for comprehensive planning, implementation, evaluation, research, and supervision of each counseling organization.

Conclusion

The results of this study can be used as a basis for proposing a preliminary model for the development of an infertility counseling system in Korea.

서 론

저출산이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중요 문제로 부각되면서 지난 수년간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과 대책 마련이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출산율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급기야 2018년에는 합계출산율이 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0.98명대로 떨어져 초저출산국가로 진입한 상태이다(Statistics Korea, 2019). 한편에서는 아이를 원하며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함에도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아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들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낮은 출산율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Kwon, 2019).

난임 여성들 대부분은 보조생식술(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고 있는데, 선행연구에 따르면 인공수정을 통한 임신은 평균 38개월, 체외수정은 평균 50개월이라는 긴 시술 기간이 소요된다고 한다(Hwang & Jang, 2015). 장기간의 시술 과정은 난임 여성들에게 신체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가져올 뿐 아니라 여러 번의 실패와 좌절 경험으로 인한 우울과 불안 등의 심리적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이는 난임 여성 개인뿐 아니라 배우자와의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대인관계를 비롯 사회생활 전반에 어려움을 야기한다(Gourounti et al., 2011; Ha, 2017; Hwang & Jang, 2015). 일부 연구에서는 난임 여성의 부정적 정서 경험이 임신율 저하 및 시술 과정에서의 중도 탈락률을 높일 수 있음을 보고 하며(Cousineau & Domar, 2007; Domar & Dreher, 1997; Gameiro et al., 2012; Hwang, 2013), 이들의 정신건강 지원이 임신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Kim et al., 2011).

한편, 우리나라 난임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된 포커스집단면접 결과를 살펴보면, 출산과 자녀에 대한 기대가 높은 문화적 특수성으로 인해 원가족이나 배우자 가족에게 난임 진단 자체를 숨기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난임 시술과 임신에 과하게 몰두한 채, 그 외 일상이나 사회적 관계들을 돌보지 않아 전반적인 삶의 질이 저하되고 지속적으로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Kwon, 2016).

난임 여성의 심리적 어려움이 개인의 안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임신율과 치료 중단율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Cousineau & Domar, 2007; Domar & Dreher, 1997)가 이어지면서, 난임 여성에 대한 심리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영국, 호주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일찍이 국가 차원의 체계적 난임 상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Hwang et al., 2015b).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공적 재원이 투입되어 난임 시술비 지원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6년부터이며, 난임 상담은 이보다 늦은 2015년에 이르러서야 인구보건복지협회를 통해 시범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였다(Hwang et al., 2015a).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중앙 난임·우울증 센터와 인천, 대구, 전남 등의 권역 센터가 설치, 운영되고 있으나 아직은 초기 단계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태이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문헌 연구를 통해 해외 난임 상담의 주요 특징과 최신 흐름을 살펴보고 국내 난임 상담 체계의 근거자료를 확보하고자 한다. 또한 난임 치료와 상담, 정책 제안, 운영 등 실무 경험이 풍부한 현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국내 난임 상담이 나아가야 할 방안과 현실적으로 구현가능한 체계 구성의 기초 자료 생산을 위한 포커스집단면접(Focus Group Interview, FGI)을 시행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 다뤄질 주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해외 주요 선진국의 난임 상담 현황 및 정책은 어떠한가?

둘째, 전문가 FGI를 통해 국내 난임 상담의 현황 및 전달 체계의 방향성은 어떠한가?

대상 및 방법

1. 연구 설계

이 연구는 주요 선진 5개국의 난임 상담 현황에 대한 문헌 조사 및 인터넷 정보 검색 연구와 난임 관련 분야 전문가 대상의 포커스집단면접연구로 구성되어 있다. 정량적 방법에 비해 주제에 대한 집약적 정보를 얻는데 용이한 FGI는 집단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Morgan, 1997).

2. 연구 대상

1) 연구 대상의 선정

전문가 FGI 진행을 위해, 난임 치료 및 지원, 운영 등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의도적 표집 방법(purposive sampling)을 통해 참여 의뢰를 진행하였다. 의뢰에 응한 총 5인의 전문가가 최종적으로 집단에 참여하였으며 개업 난임 시술 클리닉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산부인과 전문의 1인과 난임 전문 간호사 1인,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난임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심리상담전문가 1인, 국무총리 산하 연구소의 난임 정책 연구원 1인, 다수의 난임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온 사립대 간호학과 교수 1인이 참여하였다. 전문가 구성은 Table 1에 제시되어 있다.

Sources used for the literature review

2) 연구 대상에 대한 윤리적 고려

이 연구는 고려대학교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 아래 진행되었다(승인번호: KU-IRB-16-125-A-2). 전문가 집단에 참여한 모든 대상자들은 연구 목적에 대해 충분한 안내를 받고 자발적으로 동의하였으며, 집단 내에서의 질문 및 논의 사항은 연구 이외의 목적으로는 사용되지 않고 익명으로 처리될 것, 연구 참여를 원치 않을 경우 언제라도 중단 혹은 참여 의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다.

3. 연구 내용 및 절차

1) 문헌 조사 연구 및 인터넷 정보검색

주요 선진국의 난임 상담 현황 및 정책 방향에 대한 이해와 최신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 문헌 조사 및 인터넷 정보 검색을 통한 각국의 정책과 서비스 지원 방식 등에 대해 정보를 취합, 분석, 비교하였다. 연구보고서 및 문헌으로 제시된 자료들은 참고문헌에 제시하였으며, 그 외 인터넷 정보 검색에 사용된 주요 웹페이지는 Table 2에 국가별로 제시하였다.

Participants’ profiles

2) 전문가 FGI의 진행

연구자들은 난임 상담에 대한 자료수집과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이론적 민감성을 갖추기 위해 우선적으로 노력하였다. 이후 사전 논의를 통해 전문가 대상 FGI의 목적과 의의를 설정하고, FGI 주요 의제로 다뤄질 질문을 생성, 수정과정을 거쳐 최종 질문을 확정하였다. 확정된 질문은 참여 의사를 밝힌 전문가 5인에게 FGI 실시 2주 전 이메일로 발송하였다. 전문가들은 송부된 질문을 사전 검토한 후 FGI에 참석하였으며, 연구자_1의 주관 아래 2016년 8월 서울역 인근 세미나실에서 2시간 동안 자유토론 방식으로 FGI가 진행되었다. FGI 시 의견이 강한 사람으로 인해 편중된 자료를 얻을 가능성(Yi et al., 2010)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자는 대상자들에게 고른 토의시간을 배정하며, 가급적 모든 대상자의 경험이 자유롭고 골고루 반영되도록 노력하였다. 동석한 연구자_2는 녹음과 속기를 병행하여 면접 내용을 기록하였으며, FGI 종료 후 녹음 내용을 전사하였다.

4. FGI 자료 분석 및 타당도 확보를 위한 노력

전사된 내용은 먼저 연구자_1의 내용 분석을 통해 주제어와 범주가 도출되었으며, 이를 연구자_2와 함께 다시 검토하고 수정, 보완하여 중간 결과물을 생산하였다. 분석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연구자의 지나친 주관적 해석과 왜곡을 방지하고 객관성과 타당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였다. 한편, 생산된 중간 결과물은 FGI 및 질적 연구 경험이 있는 임상심리전문가 1인의 감수와 자문을 통해 재수정, 보완되어 최종 범주와 주제어로 확정되었다. 확정된 범주와 주제어는 보고서의 형태로 각 전문가에게 발송되었으며, 분석 결과에 대해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결 과

1. 해외 주요 선진국 난임 상담 운영 및 정책

일찍이 난임 치료에 관심을 보이며 정부 혹은 민간 주도 형태로 난임 지원과 난임 상담을 진행한 주요 선진 5개국(일본, 독일, 미국, 영국, 호주)의 난임 상담 운영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문헌 조사(Hwang et al., 2015b; Kwon, 2016, 2019) 및 인터넷 정보 검색(Table 1)을 실시하였다. 먼저, 우리보다 일찍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된 일본은 지난 1996년부터 의사, 간호사 조산사 등 의료 인력을 중심으로 지역별 난임 전문상담센터 사업을 시행하였다(Ministry of Health, Labour and Welfare, 2019; Table 1). 난임 시술 과정과 결과, 시술 기관 안내 등의 정보제공과 난임 교육에 무게를 둔 난임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대표적으로 정부 주도 아래 지역사회 차원에서 난임 상담을 제공하는 국가로 체계적 관리와 지원이 장점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2002년 수립된 일본 난임 상담학회(日本不妊カウンセリング学会: Japan Society for Infertility Counseling, 2019)는 난임 상담 전문 인력의 육성과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난임 상담 제공 인력이 전문의료인에 치중되어 있으며, 난임 상담 내용 역시 정보제공과 교육 중심으로 구성되어 난임 여성의 심리상담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한 난임 시술 개시 전 난임 상담의 수급이 의무적으로 명기된 유럽과는 달리 일본의 경우 의무조항이 아니며, 난임 상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도 제한적으로 지적되고 있다(Kwon, 2016, 2019).

독일의 경우 공적 의료보험 체계를 통해 난임 시술이 지원되고 있으며, 난임 시술 비용을 지원받기 위해 난임 상담이 의무 조건으로 법제화되어 있다(Federal Ministry of Health, 2019; Table 1). 또한 난임 여성뿐 아니라 배우자, 가족에게도 난임 상담 서비스가 적용되어 상당한 확장성을 지닌 점도 일본의 난임 상담에 비해 장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독일 또한 전문적인 심리적 개입보다는 난임에 대한 통합 관리 시스템의 일환으로 의료진에 의한 정보제공과 교육이라는 관점으로 난임 상담이 정의되고 있어 여전히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일본과 유사하게 정부 주도의 서비스 제공, 체계적 관리, 운영이 이뤄지고 있으며, 독일 난임상담협회(Beratungsnetzwerk Kinderwunsch Deutschland e. V.: BKiD; German Society for Fertility Counselling, 2019; Table 1)를 통해 난임 상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전문난임상담사의 교육과 관리, 감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일본과 독일의 경우, 정부주도 사업으로 난임 상담이 진행됨으로써 명확한 관리 체계와 지원이 제공된다는 점은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의료적 지원의 부속적인 요소로 난임 상담을 한정함으로써 심리사회적 개입으로서는 제한적이라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한편, 미국의 경우 차별적인 공적 건강보험체계에 따라 난임 지원 및 상담 역시 의료 소외계층을 제외하고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난임 상담이 의무사항으로 명문화되어 있지도 않아 접근성과 확장성은 앞서 두 나라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민간주도의 난임 상담 분야에서는 보다 전문화된 난임 상담이 발달하였고 난임시술 클리닉과 연계하여 적극적으로 임신과 출산에 따른 여성 개인과 가족의 적응, 심리적 안정 등의 치료적 개입이 이뤄지고 있다. 전문난임상담사의 육성과 교육, 관리 모두를 민간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The National Infertility Association, 2019; Table 1).

국가 주도의 가장 진보된 난임 상담 체계로 영국과 호주의 난임 상담 정책을 들 수 있는데, 이들 국가의 경우 국가보건서비스 제도를 통해 각 지역별로 1차 의료 기관의 예방과 일상적 관리 업무에 난임 상담을 포함하고 있다(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2019; Table 1). 영국과 호주 모두 GP (general practitioner: 지역 보건의)를 통해 가임여성들에 대한 1차 난임 상담이 진행되고 이후 진단, 시술 등의 의뢰와 함께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제공 중심의 난임 상담이 진행된다. 물론 GP 방문 이전에도 공적의료체계를 통해 온라인 및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난임 진단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가임여성에게 제공된다(National Health Service in the UK, 2019; Table 1).

영국과 호주는 가임여성의 임신/출산에 관련한 생애 주기적 관점에서 난임 상담을 적용하고 있어 상담 접근성 및 상담 범위의 포괄성을 자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술과 상담의 지속적 연계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난임 시술 및 난임 상담 클리닉에 대한 관리 감독을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난임 상담을 법제화하여 여성의 정신건강증진, 가족복지의 개념에서 난임 상담을 바라봄으로써 난임 시술 전 정보전달과 의사결정 목적의 상담을 넘어 전문화된 난임 상담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난임 상담 전문인력 육성과 관리 역시 민간 차원의 협회 및 공적 의료체계가 함께 연동하여 진행되며, 이를 통해 자격과 교육이 통제되는 통합적인 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British Infertility Counseling Association, 2019; International Infertility Counseling Organization, 2019; Table 1).

이상을 통해 우리보다 앞서 난임 상담을 체계화한 주요 선진국들의 사례들을 통해 난임 상담의 추이를 살펴볼 수 있었다. 먼저, 사보험으로 운영되는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정부 주도 아래, 공적 의료서비스 체계 내에 난임 상담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서비스 접근성과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다. 동시에 난임 상담 정책이 선진화될수록 수급대상과 상담내용이 확장, 전문화될 뿐 아니라 민간협회 등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서비스의 전문화, 체계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대상자의 확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사업 초기에는 난임 시술 전후 의료 행위의 관점에서 난임 상담이 소극적으로 진행되었던 데 반해, 최신에는 난임 진단 이전의 가임 여성뿐 아니라 배우자, 가족까지 대상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더불어, 난임 상담의 영역 역시 앞서 지적한대로 진단 이전부터 난임 시술 전후, 임신 혹은 시술의 실패, 출산, 양육 등 가임 여성의 생애 주기적 관점에서 다각적이고 연속적인 정신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

난임 상담의 성격 역시 의료진에 의한 정보전달 및 의사결정의 지원을 위한 교육 목적의 상담 모델에서 전문적인 심리서비스를 강화하는 모델로 변모하고 있다. 즉, 난임 여성과 배우자의 심리적 안정, 가족의 변화와 적응 과정에서의 스트레스 및 정서 조절능력 관리, 임신과 출산 등 여성 생애주기 주요 사건에 대한 심리사회적 접근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 주도의 공적 체계 내에 난임 상담을 위치시키고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난임 여성을 바라보고 연속성 있는 심리적 지원확대로 변모하고 있는 난임 상담 정책의 흐름은 국내 난임 상담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2. 국내 난임 상담 전문가의 FGI 결과

난임 관련 분야 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FGI는 이 연구의 목적에 맞춰 내용 간의 유사성과 관련성, 연계성의 측면에서 분류, 분석되었으며, 네 가지 주제가 도출되었다. 이를 살펴보면 첫째 난임 여성의 심리적 특징, 둘째 국내 난임 상담 현황, 셋째 난임 상담의 방향성, 넷째 국내 난임 상담 모델이 그것이다. 각 주제별 세부 내용 범주는 Table 3에 제시되어 있다.

Main themes and subthemes extracted from the Focus Group Interview

1) 제 1주제: 난임 여성의 심리적 특성

첫 번째 도출된 주제는 현장 전문가들이 경험한 난임 여성의 심리적 상태이다. 난임 여성들이 일반 여성들에 비해 불안, 우울, 정서적 고통 및 상처받음 등 부정적 정서를 더 경험하고 있다는 국내외 연구(Bahrami et al., 2007; Dunkel-Schetter & Lobel, 1991; Holka-Pokorska et al., 2015; Kang, 2014; Lee et al., 2019; Nachtigall et al., 1992; Oddens et al., 1999)를 지지하는 결과가 FGI에서도 관찰되었으며, 특히, 난임 진단 전후의 불안이 시술 과정에서의 막연함과 불확실성으로 이어져 난임 여성의 심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막연함은 비단 시술의 성공 여부뿐 아니라 난임 치료 전반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인하는 바, 환자와 가족에게 충분한 정보제공이 이뤄지지 않음이 지적되었다(전문가_1).

한편, 난임 여성의 불안은 객관적, 합리적인 정보 수집과 판단을 가로막아, 합리적 설명에도 불필요한 검사나 시술을 고집하는 등 하지 않아도 될 좌절과 고통을 경험케 한다(전문가_1, 전문가_3). 뿐만 아니라 임신을 제외한 일체의 여가나 개인 활동에 참여하지 않아 대인관계가 어려워지고 삶의 질이 떨어지며 우울이 심화되는 모습도 보고되었다.

  • “오래된 난임 부부를 보면 인생을 거기에 다 바쳤어요. 개인 삶이 전혀 없죠. 40대 중반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지식 수준이 굉장히 높으신 분들이 오는데 인생을 거기에 다 걸었어요”(전문가_3)

부부관계의 질 역시 난임 환자의 심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되었는데, 배우자의 이해와 지원의 부족은 관계의 악화를 가져와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전반에 어려움을 가져온다. 더불어 고비용의 난임 치료는 난임 여성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배우자에 대한 미안함으로 이어져 우울감이 심화된다(전문가_3). 부부간의 건강한 지지체계지원은 개인의 정서적 고통 경감뿐 아니라 임신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de Liz & Strauss, 2005)를 감안할 때, 난임 상담이 개인과 부부 모두에게 필요함이 제안되었다(전문가_3).

  • “남편과의 관계 때문에 힘든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남성 불임의 경우, 예를 들어 오늘 초음파 봤는데, 두 개 정도 예상이 되겠다 하면 보통 슬퍼해요. 두 개 밖에 안 나오나 하는 거죠.. 그때 남편이 “그래도 어때? 두개야”하면 훨씬 좋죠. 가장 가까운 지지체계가 그 역할을 해주면 훨씬 좋아요. 그래서 내담자들이 그래요. 부부 대상으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고. 그런 욕구가 한 40% 되는 것 같아요.” (전문가_5)

난임 부부의 부부관계를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은 경제적 요인으로 특히, 난임 시술 비용에 대한 부담감을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같은 것으로 경험하며 우울감이 깊어진다(전문가_3). 난임에 대한 국가 지원이 확대되어 비용 부담이 일부 해소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나, 주로 시술 비용에 집중되어 있어 난임으로 인한 심적 어려움 해소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데 주저하는 부부들이 많다는 점 역시 지적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2016년 실시한 난임 담 실태조사 결과(Kwon, 2016), 많은 난임 여성들이 심적 어려움을 호소하였으나, 참여자 중 3.9%만이 난임 상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제 2주제: 국내 난임 상담의 현황

저출산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난임 부부에 대한 국가 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6년 ‘난임 부부 지원사업’의 실시부터라고 볼 수 있다. 당시 보조생식 시술의 시술비 일부 지원을 시작으로 매년 난임 부부 지원 사업 예산이 증액되면서 지원 범위와 대상의 확대가 이뤄져 왔다. 반면, 난임 부부의 심리적 어려움에 관심을 기울이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사업은 2015년 인구보건복지협회의 민간위탁사업에 이르러서야 시범적으로 시작되었으며(Hwang et al., 2015a; Kwon, 2016), 그마저도 서울 소재 1개 기관에서 이뤄져 접근성과 이용 편의가 떨어졌다. 2018년 전국 단위의 중앙 난임·우울증 상담센터 및 2019년 권역별 센터 설립 이전까지는 민간의 난임 전문병원의 의료 서비스 혹은 지역 보건소가 제한적으로 난임 상담의 시행 주체로 활동해 왔다. 이 연구의 FGI가 실시된 2016년 8월은 인구보건복지협회의 난임 상담 운영 1년을 맞는 시기로, 그간 난임 상담을 시행했던 민간 병원 및 지역 보건소와의 운영 방식을 비교하고 각 주체의 장단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1) 난임 전문병원의 난임 상담

병원은 접근성 및 의학 정보와 심리사회적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적격지로 지목되었다(전문가_1).

그러나 소규모 난임 병원이 자체적으로 상담실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어 전문 상담사를 고용하기는 쉽지 않아(전문가_1), 공적 재원이 투입된 난임 상담 모델 개발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더불어 난임 여성 역시 산모들과 함께 병원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어, 병원과 연계하되 독립된 상담 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전문가_4).

  • “제일 이상적인 건 의사들이 상담실을 운영하는 건데, 여의치 않아요. 내 병원이면 몰라도, 월급쟁이 의사가 누가 해요? 난임병원 대부분이 소규모라 그런 병원에서 상담실 운영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죠”(전문가_1)

(2) 인구보건복지협회 난임 상담

난임 상담은 전문 의료 정보의 제공뿐 아니라 삶의 질 증진 관점에서 정신적, 사회적 관리 혹은 돌봄이 필요한 통합적 지원이 요구되는 서비스이다(Hwang, 2013). 따라서 난임 상담 시 전문상담가의 참여가 필요하며,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시범 사업은 이러한 모델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제안되었다(전문가_5).

  • “경험 많은 전문가들이 하는 게 중요해요. 난임 상담에서, 가장 큰 주제는 부부거든요. 거기에 시댁 눈치, 시댁 갈등도 있고. 난임 진단을 받으면서 대인관계가 좁아지고 고립된 느낌. 이런 거에 대한 상담이 커요. 다양한 주제를 다루려면 전문가가 상담을 해야죠”(전문가_5)

그러나 FGI 당시 인구보건복지협회의 난임 상담은 서울 한 곳에서만 시범적으로 운영되어 접근성이 제한됐고 효과성 지표 역시 미비한 상황이었다. 객관적 효과성 지표의 부재는 국가 지원의 난임 상담 운용에 제한이 될 수 있고, 국내외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근거기반 실무’(APA presidential task force on evidence-based practice, 2002; Boivin & Gameiro, 2015)와도 배치되어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되었다(전문가_2).

  • “과학적인 게 있어야죠.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 위해서 효과성에 대한 근거자료가 필요해요. 난임 상담으로 성과, 변화가 있었다는.. 그것을 개발하는게 우선 필요해요”(전문가_2)

(3) 지역 보건소 난임 상담

접근성의 장점에도 참여한 전문가들은 보건소 기반의 난임 상담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지역 보건소의 업무량에, 난임 상담이 더해지는 것은 실무자들에게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작용하여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더불어 행정 기관인 보건소는 난임 여성 외에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난임 상담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전문가_3).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지역 특성을 안배하고 접근성이 높다는 강점이 있어, 병원과 연계된 광역 지원체계 내에 보건소를 포함할 필요가 있음이 제안되었으며(전문가_4), 실제 화성 지역의 보건소 기반 난임 상담의 효과가 언급되기도 하였다.

  • “소규모 난임 병원이 독자적으로 난임 상담을 하기는 불가능해요. 이때 지역보건소가 장점이 있죠.(전문가_3). 이상적으로는 병원과 보건소, dual system으로 가는 거죠. 지역에 하나, 위치적으로 확보될 수 있는 범위에서 구상해 볼 수 있겠죠”(전문가_4)

국내 난임 상담의 초석을 세운 난임 전문병원 및 인구보건복지협회, 지역 보건소의 장단점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난임 상담이 갖춰야 할 대략적인 여건에 함의가 모아졌다. 첫째, 공적 재원이 투입된 난임 상담 정책, 둘째, 의료 정보와 전문상담이 가능한 통합적 체계 구축, 셋째, 국가 주도 시스템 유지를 위한 효과성 지표 개발, 넷째, 접근성을 위한 권역, 지역별 기관 구성이 그것이었다. 이는 다음 주제인 난임 상담의 방향성에서 보다 구체화되었다.

3) 제 3주제: 난임 상담의 방향성

세 번째 도출된 주제는 난임 상담의 정착과 확장을 위한 방향성의 선정이었다. 하위 주제로 첫째, 난임 상담의 단계적 지원, 둘째, 국가 주도 난임 상담 지원, 셋째, 근거기반 실무로서의 난임 상담이 도출되었다.

(1) 난임 상담의 단계적 지원

난임 상담은 환자와 가족에게 난임 시술 전과정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각 단계 결정 과정에 필요한 정보제공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 현장 전문가들은 정확한 정보제공과 결정 과정 지원이 환자의 심리적 어려움을 완화시킨다고 보았다(전문가_1, 전문가_5). 그러나 시술 과정에서 겪는 심적 고통은 정보제공만으로 해소되지 않아 전문상담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난임 상담은 환자의 막연함을 낮추고 결정 과정을 지원하는 정보제공과 전문상담 두 축이 통합된 형태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모든 난임 환자들에게 동등 수준의 난임 상담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집중 난임 상담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우리보다 앞서 난임 상담체계를 구축한 유럽 인간생식·배아 학회(ESHRE Psychology and Counselling Guideline Development Group, 2015)의 상담 가이드라인에서도 환자군을 여러 층위로 분류한 후 각 기준에 맞는 선별적 지원을 제안하고 있다(Gameiro et al., 2015). 이 연구의 전문가들 역시 난임 환자의 심리적 상태에 대한 선평가 후 각각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효과적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2) 국가적 난임 상담 지원

경제적 부담의 경감 없이는 난임 상담 정착이 요원함에 의견이 모였다. 이는 난임 환자 개인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 모두에게 선결되어야 하는 과제로, 시술비 중심의 난임 지원에 상담 지원이 포함된 포괄적 체계의 마련이 필요하다.

  • “난임 상담이 자부담으로 진행되면 요구도가 엄청 낮아질 거예요. 다들 비용 문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죠. 따라서 정부에서 난임 상담 비용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난임 상담의 수요가 증가하긴 어려울 거 같습니다”(전문가_1)

그러나 공적 재원 투자를 위해서는 현실성 있는 지원 규모 설정이 필요하며(전문가_3), 특히, 지원 대상의 범위 및 한계 설정 등을 통해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집행안 마련이 필요하다. 상담 기간 설정이나 대상자에 따른 차등 지원, 단계적인 자부담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제기되었다.

  • “난임 여성에게 부담을 최대한 적게 주고 재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쿠폰이나 바우처 형태로 상담 서비스를 기간 혹은 횟수로 제공하는 거죠. 추가 시행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본인 부담으로 돌리는 식도 고려해 볼 수 있어요”(전문가_3)

한편, 난임 상담 정착을 위해 전문가의 지속적 유입이 필요하며 이는 현실성 있는 근무 여건 조성논의로 이어졌다. 특히 실현 가능 수준의 비용 책정이 필요한 동시에 일정 효과가 쌓일 때까지 과감한 초기 투자의 필요도 제기되었다(전문가_5).

  • “처음에 투자를 많이 해서 좋은 전문가를 영입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좋은 효과를 가져오면 확산이 될 수 있죠. 보건소나 다른 대안적인 기관이 연계되는 것이 좋지만, 현행처럼 파트타임으로 운영해서는 효과를 보기 어려워요”(전문가_2)

(3) 근거기반 실무로서 난임 상담

난임 상담의 효과성에 대한 근거자료 생산에 대한 논의는 곧 근거기반 실무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근거기반 실무란 ‘연구를 통해 증거가 확보된 심리치료를, 임상적으로 숙련된 치료자가 환자의 요구와 가치, 선호 등의 맥락에서 내담자에게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APA presidential task force on evidence-based practice, 2002). 이는 곧 치료 효과성에 대한 실증적 근거가 확보된 치료법을 발굴하고 이를 운용할 숙련된 치료자 확보를 강조하는 것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난임 상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치료 효과성에 대한 객관적이고 타당한 입증자료의 축적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난임 상담이 개설되면 난임 여성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굉장히 기대치를 가질 거예요. 거기에 실망을 주면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낮아요. 재정이 늘 부족하다고 하니까 말이죠(전문가_3).

  • “효과성이 입증된 치료는 빛의 속도로 퍼져요. ◯◯ 상담사한테 가서 너무 도움이 됐다, ◯◯는 별로더라 그러면 자연도태되죠. 결국 역량을 갖춘 인력만이 (사람들을)상담으로 끌어들일 수 있죠”(전문가_2)

난임 상담을 주도한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난임 상담 이론이 제안되고 효과성에 대한 평가 역시 다수 진행되어 왔다. 국내에서도 난임 여성 대상의 음악치료나 미술치료 등이 소개되고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의 효과성이 보고되고 있기는 하나 소수에 그치고 있어(Kwon, 2019) 효과성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이끌어내긴 어려운 상태이다. 그러나 해외 연구 결과들을 통해 난임 상담이 근거기반 실무로 자리잡을 충분한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바, 국내 난임 상담 역시 일반 효과성뿐 아니라 효과적인 기법과 대상의 규명 등 보다 세밀화된 작업을 통해 근거기반 상담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한 근거기반 상담으로서 난임 상담의 정립은 곧 국가 주도의 공적 지원 근거가 될 수 있음이 지적되었다.

4) 제 4주제: 난임 상담 모델의 제안

제 4주제는 난임 상담 모델의 제안으로, 국내 난임 상담에 대한 비판적 검토 및 향후 난임 상담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4가지 하위 주제에 따른 논의가 제안되었다. 4가지 하위 주제는 난임 상담 대상의 확대, 단계적 지원 체계의 구축, 난임 상담 기관 및 관리기구, 난임 상담 인력의 구성과 육성 등이다.

(1) 난임 상담 대상의 확대

지난 2015년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시범적으로 난임 상담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주로 시술병원이나 지역 보건소에서 상담서비스가 제공되었다. 당시 이들 서비스는 난임 관련 의료 정보의 제공 및 시술비 지원 등의 행정적 정보 제공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며, 그나마도 서비스를 인지한 일부 난임 여성들의 자발적 참여로 제공될 뿐 미처 인지하지 못한 난임 여성이나 배우자, 가족 등에게는 서비스의 혜택이 주어지지 않았다(Kwon, 2016). 그러나, 앞서 해외 주요 선진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 주도의 난임 상담은 점차 대상의 범위를 확장하여 난임 진단 여성뿐 아니라 난임 진단 이전의 가임기 여성 일반, 난임 환자의 배우자/가족까지 지원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이 FGI에서도 주요 선진국의 난임 상담 대상 확대 흐름에 맞춰 진단 이전 난임이 의심되는 경우도 대상자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제안이 여러 전문가들에게 제기되었다. 이러한 제안은 난임 여성에 대한 통합적 지원 차원이라는 견해로 이해될 수 있는데, 즉, 난임 상담을 난임 치료의 한 요소로 포함시켜 난임 치료에 참여한 모든 여성들에게 상담의 기회를 제공하는 틀을 의미한다(Kwon, 2019).

  • “난임 진단 전에 상담이 필요해요. 자발적 임신이 안되면 빨리 난임 여부를 가리고 진행해야 하는데, 실상 난임인지 아닌지 긴가 민가 하면서 시간을 소모하는 경우가 많아요”(전문가_3)

나아가 난임 상담 대상을 결혼을 앞둔 여성부터 시술 종료, 출산 혹은 다른 선택을 앞둔 여성까지 확대하고 배우자, 가족까지 포함시킬 필요가 제기되었다(전문가_5).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대상자의 선별, 차등 지원 전략이 필요함에 의견이 모아졌으며, 영국 Improving Access to Psychological Therapy (IAPT)의 ‘단계적 지원(stepped care)’ 체계는 이러한 전략을 구현하는 좋은 선행 모델로 제시되었다.

(2) ‘단계적 지원’ 체계의 구축

한정된 재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많은 대상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단계적 지원’ 체계가 제안되었다.

‘단계적 지원’ 체계는 영국의 정신건강증진프로그램인 IAPT의 접근 전략으로, 대상자에 대한 사전 평가를 통해 개입 수준을 구분, 차별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정신건강 서비스가 필요하나 모두에게 동일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될 필요가 없으며 요구자의 수준에 맞춘 차별적 서비스의 제공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견해에 기반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사전 평가에서 부정적 정서나 스트레스 수준을 평가한 후 각 수준에 맞춰 교육과 정보 제공에서부터 전문 심리치료 개입과 위기관리 등이 제공되는 단계적 개입 전략을 구축, 난임 관련 의료 전문가와 정신건강 전문가 협업하는 모델을 취할 수 있다(Fig. 1). 단계적 지원은 다양한 지원 전략을 갖추어 이용자 요구에 보다 근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상담 인력 및 재원의 효율적 활용 방안이 될 수 있다. 각 수준에 부합하는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이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Fig. 1.

Stepped care service model for infertility counseling.

  • “난임 여부를 잘 모르는 단계에서 난임 진단/시술과정에서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그 이후 등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단계에서 필요한 건 정확한 정보로, 그건 의료인이 줘야죠. 그런데 난임 여성/부부들은 이질적이고 여러 이슈를 갖고 있어서 난임 상담을 제공할 때, 1차적으로 정보제공과 교육, 그 다음에 현실적인 기대나 대처 후에 부가 서비스가 필요한 분은 각자 요구에 맞게 난임 상담을 제공받는 식으로 해야지 모든 분들한테 같은 상담이 필요하지 않다고 봐요”(전문가_2)

2015년부터 시범적으로 시행 중이던 인구보건복지 협회의 난임 상담은 사전 평가 및 차별적 지원의 외현적 틀을 갖추기는 했으나 시술병원 혹은 시술병원 기반의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주로 심리상담이 주를 이뤘으며, 그마저도 자발적으로 참여를 희망한 소수에게 서비스가 제공되어 난임 진단 전후 가임기 여성 대상의 확대된 단계적 돌봄 시스템으로 제공되지는 못하였다(Kwon, 2016).

(3) 난임 상담 기관 및 관리기구

난임 상담이 의료 정보제공뿐 아니라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위해서는 시술병원을 거점으로 한 원스톱서비스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전문가_1). 더불어 난임 병원에서 직접 상담을 제공하거나 그 외 다양한 협력기관을 통해 병원 거점의 상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유기적 네트워크를 구성, 난임 전문 의료인과 전문 상담가의 적극적 협업 모델이 이상적일 뿐 아니라 비용면에서도 효율적임이 지적되었다.

  • “시술 담당의가 상담 과정에 연결되지 않으면, 환자들의 우울이나 심리적 고통이 전혀 해결되지 않을 거예요. 환자에게 경제적인 부분이 되게 중요한데 도대체 치료비가 얼마나 드는지 이런 정보는 병원에서 주는 게 맞으니 시술 병원에서의 원스톱 서비스가 제일 바람직하죠. 난임 상담 센터를 신설한다는 것은 비용면에서도 될 수가 없어요. 있는 걸 이용해야지 현실성 있게”(전문가_1)

시술병원을 거점으로 협력기관이 난임 상담을 지원하는 형태로 논의가 모이면서 난임 상담을 총괄 관리할 수 있는 중앙지원센터 및 광역 센터 건립의 필요성이 제안되었다. 중앙지원센터 형태의 단일 기관을 설립, 전국의 난임 상담 업무에 대한 전반적 관리 및 홍보, 교육, 연구 등을 권역별 센터와 협업하는 형태가 제안되었다.

  • “병원 기반으로 하되 큰 병원으로 몰리지 않도록, 시술받던 기관에서 지속성과 연계성을 가지고 연속적으로 하는 게 좋죠”(전문가_2)

  • “영국, 독일 어디를 가도 별도의 센터를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민간으로 운영되요. 오히려 다양한 기관에 적용가능한 소프트웨어를 생산, 보급하죠. 저희도 그런 곳이 있으면 좋겠어요. 난임 상담을 보건소에서 할 때, 간호협회에서 할 때, 시술병원에서 할 때 등등. 기관별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거죠”(전문가_2)

중앙 및 권역 센터의 설립과 운영은 자연스럽게 전문 상담 인력의 육성과 관리라는 측면과 연계되어 다음의 논의가 진행되었다.

(4) 난임 상담 인력의 구성과 육성

앞서 지적된 바와 같이, 난임 상담이 의료 정보제공뿐 아니라 전문상담가로서의 역량 모두를 요하기에 두 가지 역량을 모두 갖춘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인력이 누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각자의 견해차가 관찰되었다.

  • “이상적으로는 난임 상담 과정을 이해하고 신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의가 진행하는게 바람직하죠”(전문가_1)

    “전문의가 난임 상담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또 심리상담사는 난임에 대해 잘 모르니까 어렵죠. 장기간 난임 환자를 보아온 간호사가 일정 교육 이수 후 진행하는 것도 한 방법예요”(전문가_3)

결국,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전문가에게 일정 부분 전문상담 교육을 진행하거나 전문심리상담가에게 난임 의료 교육을 진행해 난임전문상담가를 양성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임에 의견이 모였다. 이어 난임 상담 인력의 육성과 관리가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는데, 이를 민간협회가 주관할지 혹은 국가관리 체계를 구축할지에 대해서는 합의된 의견을 도출하지 못하였다. 다만 국가 주도의 난임 상담 사업이라는 방향성을 감안할 때, 전문 인력의 양성과 관리 역시 일정 부분 국가 주도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공유하고 있었다. 더불어, 해당 기관은 전국 단위로 난임 상담의 진행과 관리까지도 총괄할 수 있는 역량을 담보해야 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전국 및 권역별 기관 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전문가_2).

고 찰

이 연구에서는 국내 난임 상담 서비스 체계 구축을 위한 기초자료 생성을 목적으로 해외 주요 선진국의 난임 상담현황 조사 및 국내 난임 관련 전문가 대상의 포커스집단면접을 진행, 분석하였다.

먼저, 해외 주요 선진국의 난임 상담 지원 정책들을 살펴본 결과, 미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의 난임 상담 사업은 정부 주도의 공적 의료서비스 내에서 난임 상담을 제공하며, 보다 폭넓은 대상에게 관리와 돌봄의 지속적인 지원 제공을 지향하고 있었다. 특히 최신 들어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난임여성에 대한 지원과 상담이 강조되는 측면은 난임이 결함이나 질병이 아닌 극복 가능한 생애사적 스트레스의 하나로 새롭게 정의될 수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난임 여성의 심적 부담을 줄여줄 뿐 아니라 정신건강 증진 활동에 기꺼이 몰입하게 하는 동기적 요소를 강화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 난임 치료 및 상담, 정책 개발, 운영에 종사하는 현장 전문가들에 대한 FGI를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전문가들은 난임 여성 및 배우자의 심리적 고통과 불안을 지적하며, 이런 부정적 정서가 시술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참여뿐 아니라 개인의 삶을 위협한다고 보았다. 고비용의 시술비 역시 난임 여성의 심리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바,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난임 여성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국가 주도형 난임 상담 체계 마련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지원체계의 구체적 형태는 영국의 정신건강증진프로그램 IAPT의 단계적 지원(stepped care) 모델이 제안되었다. 이는 난임 여성에 대한 사전 평가 결과에 근거해 다양한 단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난임 의료 정보 제공에서부터 위기개입, 전문 심리치료적 개입 등이 가능하다.

더불어 난임 상담의 장기적 효과 및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근거기반실무로 난임 상담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실정에 맞는 효과적인 난임 상담 프로그램의 개발이 선행되어야 하며 더불어 효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도구의 개발과 타당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는 훈련된 전문 상담가에 의해 진행되어야 할 과업으로 다시 한번 전문가의 육성과 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해외 난임 상담 체계의 경우 전문가의 육성과 관리를 위한 법적 제도를 마련하는 동시에 민간협회와 공적 의료체계가 협업하여 전문 상담 인력의 육성과 관리에 대한 통합적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호주의 난임상담사협회(Australia and New Zealand Infertility Counsellors Association, 2018)는 2018년 난임 상담에 대한 임상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난임 시술과 관련한 가능한 모든 경우에 대해 세부적인 상담 지침과 체크리스트를 제시하여 전문적인 난임 상담 제공 및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난임 상담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 시술 병원을 거점으로 기존의 상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되었으며, 동시에 이를 지원, 관리할 수 있는 중앙 및 권역별 난임상담센터 설립이 제안되었다. 이는 난임 상담을 공적의료지원체계 및 사회복지체계로 편입시켜 난임 상담 수급을 의무화시킨 독일이나 영국, 호주의 난임 상담지원모델에 근접한 방식이다.

이 연구에서 실시된 난임 관련 전문가들의 FGI 분석 결과는 그간 정부주도로 진행된 난임 상담 정책 제언(Hwang et al., 2015b; Lee, 2018)과 상당 부분 유사한 부분들이 있으나 일부 차별적인 요소들도 관찰되고 있다. 먼저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난임 상담이 의료적 접근인 동시에 삶의 질의 관점에서 심리적, 사회적 측면에서의 적절한 관리와 돌봄이 필요한 통합적 접근이라는 점에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또한 난임 대상자 중심적 케어(client centered care)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히 일치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즉 난임 당사자뿐 아니라 배우자, 가족까지 확장된 영역에서 각자의 요구에 맞춘 맞춤형 상담 및 치유서비스의 제공 틀을 마련한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단계적 지원 체계의 연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의료정보의 제공에서부터 대상자의 심리, 사회, 정서, 인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각자의 요구도를 파악,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적 지원 체계로 구현될 수 있다. Hwang 등(2015b)은 여기에 더하여 난임 시술의 각 단계별 구체적인 지원전략 방안의 모색을 제안하고 있어, 보다 정교해진 난임 상담 틀을 제시하고 있다. 즉 보조생식 시술 각 단계별로 상담모형을 개발하여 시술 전, 시술 과정 중, 시술 후 단계로 구분하며, 시술 후 단계는 다시 시술 포기 내지 더 이상 하기 어려운 상태와 임신에 성공한 경우 모두를 포괄하는 확장적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난임 상담 제공 인력에 있어서는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가 관찰되었는데, 먼저 Hwang 등(2015b)의 경우 난임 상담 초기 정착기에는 난임 관련 전문 의료진(의사, 간호사)을 중심으로 소정의 상담관련 교육 후에 난임 상담가로 활동하기를 제안하고 있다. 전문상담사로 분류될 수 있는 심리상담사,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등의 참여는 표준화된 난임 상담 인력 양성 과정 수립 후 필요에 따라 넓혀가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반면, 이 연구의 FGI에서는 상담 사업 초기부터 표준화된 난임 상담 인력양성안 및 이를 수행할 기관을 수립, 난임 관련 전문의료인뿐 아니라 정신건강 관련 전문가들 역시 각자의 영역에서 필요한 난임 상담 관련 학습이 가능하도록 제안하며, 사업운영 시기가 아닌 대상자의 요구 수준 및 상태에 맞춰 단순의료 정보의 제공부터 위기개입까지 가능한 시스템 마련을 우선 제안하고 있다(Fig. 1).

두 가지 제안 사이에 다소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난임 상담 전문 인력이 난임에 대한 의학적인 배경과 심리사회적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정신건강 관련 전문 역량 모두를 일정 수준 이상 갖춰야 한다는 점에는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관건은 이러한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자격 조건 및 조건에 부합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 관리할 수 있는 기관의 정립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자격 요건의 경우 Blyth (2012)가 제안한 난임 상담가로서의 최소 조건에 기반하여 국내 상황에 맞는 자격 조항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Blyth (2012)에 따르면, 난임 상담가는 (1) 상담학이나 정신과학, 심리학, 사회사업 등 관련 전문 분야에서 교육을 받는 석사 이상의 학위가 있어야 하며, (2) 관련 분야의 전문가 자격증 취득 후 (3) 난임의 의학적, 심리적 양상에 대한 훈련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4) 최소한의 난임 관련 임상 경험, (5) 지속적인 전문가 연수 과정에 참여하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을 감안할 때, (1)–(4)의 자격 요건을 심사하고, (5)의 교육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민간 혹은 국가 주도 형태의 단체, 기관의 역할이 요구되며, 지난 2018년 개소한 중앙 난임우울증 상담센터 및 권역별 센터, 정신의학·심리상담관련 민간 협회 및 학회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개정, 신설된 모자보건법을 근거로 2018년 6월 보건복지부 산하의 중앙 난임·우울증 센터가 국립의료원 공공의료사업단에 설치되었으며, 해당 센터는 난임 상담과 교육, 권역별 난임전문상담센터 종사자에 대한 교육, 정보교류 및 협력, 난임 극복을 위한 조사 연구 등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Central Infertility Depression Counseling Center, 2017).

또한 인천, 대구, 전남 순으로 권역별 센터가 개소하여 중앙 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난임 상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 및 권역 센터 모두 대학병원이나 여성 전문병원을 거점으로 산부인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보건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의 인적 구성으로 운영되고 있어 Blyth (2012)가 제안한 난임 상담가의 자격 요건에 근접한 실천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이 연구 FGI에서 논의된 국가 주도형 난임 상담 지원체계에 상당히 근접한 형태로도 평가된다.

다만 재정적인 한계로 인해 중위소득 100% 이하 혹은 의료급여 1, 2종으로 대상자를 한정하고 있어, 시술병원 거점의 확대된 상담서비스의 제공은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다. 더불어 중앙 센터 및 3개의 권역센터로는 전국 단위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한계가 있으며, 난임 유병률을 비롯해 난임 지원 사업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실제 난임 관련 지표들의 수집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 또한 단계적 지원 체계를 지향하기는 하나 충분한 전문 인력의 확보가 이뤄지지 않아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위기개입 및 핫라인 등의 관리 시스템은 마련되지 못해 향후 과제로 남아있는 상태이다(Lee, 2018).

이밖에,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민간 학회, 협회와의 공조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협업이 아직은 요원한 상태여서 풀어야 할 과제가 더 많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난임 상담 후발주자임에도 미국과 달리 공적 의료체계내에 이를 포함하려는 시도를 적극 보이고 있으며, 이웃한 일본이 1차 의료 체계 인력에 의한 난임 정보 제공이 주를 이루는 상담에 머문 반면, 대상자의 심리, 사회적 요구까지 아우르는 통합적인 난임 상담 체계를 지향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충분히 가치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주요 선진국의 난임 상담 지원 체계를 살펴보는 동시에 난임 치료와 정책, 운영과 관련해 오랜 동안 현장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우리 현실에 맞는 난임상담 체계 구축의 기초자료를 얻고자 전문가 포커스집단면접을 실시하였다. 난임 상담과 관련된 전문 의료인력, 정부/민간 전문가, 상담전문가 등 각 분야의 다양한 인력을 한 자리에 모은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어서, 5명이라는 소수의 인원만을 대상으로 인터뷰가 진행된 점은 이 연구의 주된 제한점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1차 면접, 분석 이후 보다 심화된 정보 습득을 위한 면접 시간을 마련하지 못한 채 종료된 점 역시 또 하나의 제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다소 거칠고 포괄적인 논의가 제시되면서 세부적, 실무적인 논의로 나아가지 못한 점은 이 연구의 총체적인 제한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난임 상담과 관련한 각 분야의 전문가 목소리를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다는 점은 이 연구의 주된 의의로 판단되며, 2018년 이후 개소한 중앙 난임우울증 센터 및 권역 센터들의 향후 활동에 주목하며 국내 난임 상담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추후 평가가 또 다른 연구에서 진행되길 희망한다.

결 론

이 연구의 면접이 시행된 2016년 당시는 국내 난임 상담이 시범적으로 운용되던 시점으로, FGI에 참여한 전문가 대부분이 이후의 국내 난임 상담의 법제화 및 센터 설립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본고에서 논의된 내용의 실현화에 이바지하였다. 2018년부터 중앙 및 권역별 난임상담센터가 개소, 운영되어 선진국형의 난임 상담 형태를 갖춰가고는 있으나 아직은 초기 단계로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의 난임 상담 정착의 초기 모형 제시의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향후 중앙 및 권역별 난임상담센터의 성과 및 환류 노력 평가의 기준의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Notes

저자들은 이 논문과 관련하여 이해관계의 충돌이 없음을 명시합니다.

Acknowledgements

이 연구는 2016년 보건복지부의 지원(Q1609601)을 받아 수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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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Fig. 1.

Stepped care service model for infertility counseling.

Table 1.

Sources used for the literature review

Nation Organization URL
Japan Ministry of Health, Labour and Welfare www.mhlw.go.jp/
Japan Society for Infertility Counseling http://www.jsrm.or.jp/en/index.html
Germany German Society for Fertility Counselling http://www.bkid.de
German Health Insurance System http://www.germanyhis.com/
Federal Ministry of Health https://www.bundesgesundheitsministerium.de/e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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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Health Service in the UK http://www.nhs.uk/conditions/pregnancy-and-baby/pages/help-infertility.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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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 & New Zealand The Fertility Society in Australia, ANZICA http://www.fertilitysociety.com.au/anzica/
The Fertility Society in Australia http://www.fertilitysociety.com.au/
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http://www.health.gov.au/
Sydney North Health Network, Mental Health http://sydneynorthhealthnetwork.org.au/programs/ataps/
International Infertility Counseling Organization http://www.iico-infertilitycounseling.org/1216-2/

Table 2.

Participants’ profiles

Expert Classification Institution Years of experience
1 Fertility doctor Private hospital in a rural area More than 20 years
2 Public officer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More than 20 years
3 Fertility nurse Private hospital in a rural area More than 20 years
4 Nursing professor University College of Nursing More than 10 years
5 Infertility counselor Planned Population Federation of Korea More than 10 years

Table 3.

Main themes and subthemes extracted from the Focus Group Interview

Theme Subtheme
Infertile Women’s Psychological Characteristics • High levels of anxiety and fear due to the stressful nature of the treatment procedures, and fear that the treatment will fail
• Psychological distress and impaired quality of life
• Marital conflict due to difficulties
• Financial burden of infertility-related services
Status of the Infertility Counseling System in Korea • Counseling in the fertility clinic
• Counseling in Korea Population, Health and Welfare Association
• Counseling in community health care centers
Guidelines for Infertility Counseling • Stepped care service
• Developing a national support system for infertile women
• Infertility counseling as evidence-based practice
Model for infertility Counseling • Recipient of infertility counseling
• Development of stepped care system training and management of infertility counseling specialists
• Establishing an infertility counseling center would be responsible for comprehensive planning, management, research, and training, et 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