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우울증은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지역사회 여성의 3명 중 1명에게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조증이 나타나지 않는 단극성 우울증은 남성에 비해 두 배 더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World Health Organization, 2020). 우울증이 여성에서 더 호발하는 이유는 생물학적 측면인 호르몬의 변화가 여성의 생애주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 특히 임신 동안 코티솔, 갑상선자극호르몬, 프로락틴, 스테로이드와 같은 호르몬 수치의 변화는 임신 여성의 감정 기복을 심하게 하고, 정신적으로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Szpunar & Parry, 2018).
일반적인 임신 증상인 입덧, 빈뇨, 수면장애, 피로, 다리경련 등 신체 불편감과 임부 자신과 아기에 대한 건강 염려, 어머니 역할에 대한 부담과 책임감 등은 임신 여성에게 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하며, 이로 인해 우울증이 초래할 수 있다 (Kim & Chung, 2018). Bennett 등(2004)의 메타분석 연구에서 임신 전 기간에 걸쳐 우울 발생률은 7.4%-12.8%로 평균 10.7%였으며, 국내의 경우 경증 우울을 포함한 산전우울의 발생률은 35.9%까지 높게 보고되고 있다(Koh et al., 2019).
임신 중 우울은 임산부와 영아 모두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질병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산모의 영양 결핍, 수면장애뿐 아니라, 의학적 지시에 불이행하거나 담배나 약물 노출의 위험이 증가하고 자살 위험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PA], 2000). 또한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 영아의 요구에 대한 반응을 감소시켜 애착을 형성하는데도 문제가 될 수 있다(APA, 2000). 따라서 임신 중 우울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중재하는 것은 임신 여성과 태아, 나아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 된다.
자아존중감은 개인이 자신의 가치와 자기비하 등에 대한 주관적 평가이자 개인의 가장 중심적 인지이다(Rosenberg, 1965). 선행연구에서 자아존중감은 정신건강의 지표이자 우울을 예측하는 중요한 개인적 변인으로 간주되고 있다(Cho et al., 2004). 임신 여성에게서도 낮은 자아존중감은 주산기 우울증의 주요한 인지적 취약 요인으로 우울을 유발할 수 있으나(Kim & Chung, 2014) 높은 자아존중감은 우울의 회복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고 하였다(Cho et al., 2004). 또한 임신 여성의 자아존중감은 가족지지와 스트레스(Lee & Kweon, 2011), 태아애착행위와 신체상과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Hwang, 2018). 이처럼 자아존중감은 임신과 관련된 변인들과 관련성이 높으며,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개인 내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산전 우울과 관련성이 있는 요인으로 배우자 지지를 들 수 있다(Seo et al., 2020). 부부관계의 질이 좋아지면 우울증에서 회복될 수 있으며, 우울의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더라도 배우자 지지가 높아지면 우울의 정도가 감소할 수 있다(Cho & Kwon, 2002). 특히 불안정한 애착을 가진 임신 여성의 경우 부부 간 부정적인 의사소통으로 인해 부부만족도가 떨어지게 되며, 이는 우울증을 초래할 수 있다(Cho et al., 2004). 이외에도 임신 여성의 배우자 지지는 임신 여성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긍정적인 모성 정체성을 가지도록 도우며(Seo et al., 2020) 결혼만족도와 태교실천 행위를 증진시키기도 한다(Sung & Joo, 2011). 임신 여성에게 있어서 배우자 지지는 가장 효과적인 지지체계이며, 임신이라는 사건을 긍정적으로 경험하게 하고, 심리적으로 안녕감을 제공해줄 수 있다(Krzepota & Sadowska, 2015).
이와 같이 자아존중감과 배우자 지지는 산전 우울과 관련성이 높은 변인임을 알 수 있다. 선행연구들에서 결혼만족도, 식습관, 임신 기간, 고위험 임신(Kim & Jung, 2010), 불안, 직업상태, 자아존중감, 스트레스(Koh et al., 2019), 주관적 건강상태(Lee & Park, 2013), 남편과의 의사소통, 계획된 임신(Lee & Kweon, 2011) 등이 산전 우울과 관련되는 변인으로 확인되었으나 자아존중감과 배우자 지지와의 관계를 함께 살펴본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임신 여성의 자아존중감, 배우자 지지 및 산전 우울의 정도를 파악하고, 자아존중감과 배우자 지지가 산전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는 임신 여성의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한 간호중재를 개발하는데 기초자료로 사용되고, 나아가 산전 및 산후 우울을 감소시켜 주산기 여성의 정신건강증진에 이바지할 것이다.
연구 대상 및 방법
1. 연구 설계
이 연구는 임신 여성의 자아존중감, 배우자 지지 및 산전 우울 정도를 파악하고, 자아존중감과 배우자 지지가 산전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서술적 상관관계 연구이다.
2. 연구 대상
이 연구 대상은 창원시에 소재한 2개의 산부인과병원 외래를 방문한 임신 여성이다. 구체적인 선정 기준은 (1) 연령이 20세 이상인 자, (2) 임신 합병증이나 심각한 내과적 질환이 없는 자, (3) 이 연구의 목적을 이해하고,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는 자이며, 제외 기준은 (1) 과거 우울증 진단을 받은 자, (2) 현재 우울증 진단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자이다.
표본 수는 G power 3.1.2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임신 중 우울에 관한 선행연구(Koh et al., 2019)에서의 사용된 효과크기를 참고로 하였다. 검정력 0.90, 효과크기 0.15, 유의수준 0.05, 예측변수 7개로 산출한 결과 115명이 최소 요구되었으며, 탈락률 15%를 고려하여 135명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설문에 응답한 135명 중 응답이 불충분한 4부를 제외한 131부의 설문이 최종 분석되었다.
3. 연구 도구
1) 일반적 및 임부 관련 특성
일반적 특성은 연령, 종교, 학력, 직장 여부, 결혼상태, 월 평균 가정수입, 현재 흡연 여부, 현재 음주 여부, 현재 내과적 약물 복용 여부, 가족 중 우울 진단자 유무, 가정 내 폭력 경험을 포함한다. 임신 관련 특성은 임신 주수, 임신 횟수, 현재 자녀 수, 계획된 임신 여부, 임신 중 입원 경험, 태아 기형 또는 합병증, 고위험 임신 여부를 포함한다. 고위험 임신은 임신 또는 기존 질병으로 인해 모체나 태아가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있는데, 이러한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0).
2) 산전 우울
Cox 등(1987)이 개발한 Edinburgh Postpartum De-pression Scale (EPDS)를 Han 등(2004)이 한국어로 번역한 도구를 사용하였다. EPDS는 산후 우울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나 임신 여성의 우울에도 신뢰성과 타당성이 입증되어 주산기 여성의 우울을 측정하는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Tsai et al., 2013). 이 도구는 총 10문항이며, 지난 1주일 동안의 우울, 죄책감, 불안, 자살사고 등의 증상을 포함한다. 총점은 0-30점으로, 각 문항은 ‘매우 그렇다’ 0점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 3점의 4점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정도가 심한 것을 의미한다. EPDS 총점이 0-8점일 경우 정상이며, 9-12점은 경계선(상담 수준), 13점 이상은 심각(치료 필요)을 의미한다(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2016). 원 도구의 신뢰도 Cronbach α는 0.87이었으며, 이 연구에서는 0.84였다.
3) 배우자 지지
Ahn (1985)이 개발한 배우자 지지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총 20개의 문항으로 총점은 20-100점이다. 각 문항은 ‘전혀 아니다’ 1점에서 ‘항상 그렇다’ 5점의 5점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배우자 지지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원 도구의 신뢰도 Cronbach α는 0.84였으며, 이 연구에서는 0.91이었다.
4) 자아존중감
Rosenberg (1965)가 개발한 자아존중감 척도를 Jeon (1974)이 번역한 도구를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긍정적 문항 5개와 부정적 문항 5개, 총 10문항의 두 요인으로 구성되었다. 각 문항은 ‘대체로 그렇지 않다’ 1점에서 ‘항상 그렇다’ 4점의 4점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원 도구의 신뢰도 Cronbach α는 0.87이었으며, 이 연구에서는 0.74였다.
4. 자료 수집 방법
이 연구는 경남대학교 연구윤리위원회(1040460-A-2019-043)의 승인을 받고 수행하였다. 자료 수집 기간은 2019년 9월 25일에서 11월 20일까지였다. 자료 수집 전 창원시에 소재한 2개의 산부인과병원의 병원장과 간호부장의 허락을 받았다. 책임연구원으로부터 연구에 관해 교육을 받은 연구보조원이 해당 병원에 산전관리를 위해 방문한 임부에게 연구 목적, 내용 및 위험, 연구윤리 등을 설명하고, 연구 참여에 자발적인 참여 의사를 가지고 서면동의서를 작성한 경우 설문을 실시하였다. 설문작성 후 즉시 회수하였으며,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들에게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였다.
5. 자료 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는 IBM SPSS Statistics ver. 23.0 (IBM Co., Armonk, NY, USA)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며, 분석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자의 일반적 및 임신 관련 특성, 자아존중감, 배우자 지지 및 산전 우울은 빈도, 백분율, 평균과 표준편차로 산출하였다.
둘째, 대상자의 일반적 및 임신 관련 특성에 따른 산전우울의 차이는 independent t-test와 one-way analysis of variance로 분석하였다.
셋째, 자아존중감, 배우자 지지 및 산전 우울의 상관관계는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s로 분석하였다.
넷째, 산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입력방식의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결 과
1. 대상자의 일반적 및 임신 관련 특성
이 연구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32.70±3.99세이었고, 종교가 있는 경우가 51명(38.9%)이었고 없는 경우가 80명(61.1%)이었다. 교육 수준은 대졸이 82명(62.2%)으로 가장 높았고, 전문대졸 29명(22.1%), 고졸 이하 15명(11.5%), 대학원 이상 5명(3.8%) 순이다. 직장이 있는 경우가 65명(49.6%)으로 가장 높았고, 없는 경우가 44명(33.6%), 임신 후 휴직 22명(16.8%) 순이다. 전체 대상자가 결혼을 하였으며, 월 평균 가정수입은 중앙값(median)인 400만원을 기준으로 400만원 미만이 63명(48.1%), 400만원 이상이 68명(52.9%)이었다. 모든 대상자가 흡연을 하지 않았으며, 내과적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126명(96.2%), 음주를 하지 않는 경우가 128명(97.7%)이었다. 가족 중 우울증 진단을 받지 않는 경우가 124명(94.7%)이었고, 가정 내 폭력 경험이 없는 경우가 130명(99.2%)으로 대부분이었다.
임신 관련 특성 중 평균 임신 주차는 26.46±9.43주였고, 계획된 임신인 경우가 88명(67.2%)이었고, 임신 중 입원 경험이 없는 경우가 119명(90.8%)이었다. 고위험 임신이 10명(7.6%)이었고, 기형합병증이 있는 대상자는 1명(0.8%)이었다(Table 1).
Table 1.
2. 자아존중감, 배우자 지지 및 산전 우울
임신 여성의 자아존중감은 평균 26.67±3.19점(4점 만점에 2.66±0.31점)이었고, 배우자 지지는 평균 81.55±11.87점(5점 만점에 4.07±0.59점)이었고, 산전 우울은 평균 6.33±4.76점(3점 만점에 0.63±0.47점)이었다. EPDS 점수에 따른 우울 분류에서 정상(0-8점)은 98명(74.8%), 경계선(9-12점) 20명(15.3%), 심각(13점 이상) 13명 (9.9%)이었다(Table 2).
3. 일반적 및 임신 관련 특성에 따른 산전 우울의 차이
산전 우울은 종교 유무(t=−3.19, p=0.002), 월 평균가정수입(t=2.42, p=0.017), 가족 중 우울 진단자 유무(t=3.45, p=0.001)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교육 수준(F=0.68, p=0.560), 직업(F=1.34, p=0.264),내과적 약물 복용 유무(t=0.22, p=0.825), 음주 유무(t=0.36, p=0.715), 가정 내 폭력 경험(t=-0.28, p=0.779),임신 기간(t=−1.91, p=0.057), 계획된 임신(t=−0.19, p=0.848), 임신 중 입원 경험(t=1.08, p=0.281), 고위험임신 여부(t=−1.12, p=0.262)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는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Table 3.
4. 자아존중감, 배우자 지지 및 산전 우울 간의 상관관계
산전 우울은 자아존중감(r=−0.39, p=0.001)과 배우자 지지(r=−0.36, p<0.001)와 각각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배우자 지지는 자아존중감과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r=0.28, p=0.001)를 보였다(Table 4).
5. 산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대상자의 산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위해 일반적 특성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던 종교, 월 평균 가정수입, 가족 중 우울 진단자 유무와 주요 변수인 자아존중감과 배우자 지지를 독립변인으로 하였고, 산전 우울을 종속 변인으로 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회귀모형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F=9.59, p<0.001), Dubin-Watson 값은 1.84로 잔차들 간의 상관관계가 없었다. 공차한계(tolerance)는 0.68-0.97로 0.1이상이었고, 분산팽창인자(variance inflation factors)는 1.02-1.46으로 독립변수들 간의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회귀분석을 위한 가정을 충족하였다.
산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종교(β=−0.16, p=0.035), 월 평균 가정수입(β=−0.15, p=0.040), 자아존중감(β=−0.25, p=0.002), 배우자 지지(β=−0.19, p=0.017)로 나타났으며, 이들 변수는 산전 우울의 변량을 28.4% 설명하였다(Table 5).
Table 5.
Variable | B | SE | β | t | p-value | T | VIF |
---|---|---|---|---|---|---|---|
(Constant) | 36.78 | 6.35 | 5.78 | <0.001 | |||
Religion*, yes | −1.60 | 0.75 | −0.16 | −2.13 | 0.035 | 0.92 | 1.08 |
Monthly family income*, ≥4 million KRW | −1.48 | 0.71 | −0.15 | −2.07 | 0.040 | 0.97 | 1.02 |
Family history of depression | −2.52 | 1.89 | −0.12 | −1.33 | 0.185 | 0.68 | 1.46 |
Self-esteem | −0.38 | 0.11 | −0.25 | −3.23 | 0.002 | 0.87 | 1.14 |
Spouse support | −0.07 | 0.03 | −0.19 | −2.42 | 0.017 | 0.84 | 1.18 |
고 찰
이 연구는 임신 여성의 자아존중감, 배우자 지지 및 산전 우울 정도와 산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시도되었으며, 주요 결과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 임신 여성의 평균 연령은 32.7세로 최근 이루어진 선행연구(Kim & Kim, 2018; Koh et al., 2019)에서의 평균 연령인 31.7-32.8세와 비슷하였다. EPDS을 사용한 산전 우울 평균 점수는 6.33±4.76점으로 Koh 등(2019)의 연구에서 8.20점과 Kim과 Kim (2018)의 연구에서의 8.52점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낮았다. Kim과 Kim (2018)의 연구에서는 임신성 당뇨나 조기진통 같은 산과적 문제가 있는 경우가 22.4%였으나 이 연구의 경우 대부분이 합병증이 없고, 고위험 임신도 7.6%로 낮았기 때문에 우울 정도가 더 낮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겠다. 반면, 약물
복용 임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임신 여성의 우울 점수는 10.64점으로 높았는데, 이는 질환 등의 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하기 때문에 산전 스트레스가 높을 것으로(Yoon et al., 2014) 추측할 수 있겠다. EPDS는 주산기 정신건강검진의 지표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절단점은 국가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Kotz et al., 2020). 선행연구에서 절단점은 12-13점(Cox et al., 1987; Kotz et al., 2020)이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10점 이상일 경우 정신과 평가가 필요하고, 13점 이상에서는 주요우울증을 주의해야한다고 제시하고 있다(Han et al., 2004). 이 연구에서 대상자의 평균 우울 점수는 낮은 편이었으나 심각한 수준인 13점 이상이 9.9%였으므로, 이들에게 전문의를 통한 정신과 상담과 치료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산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자아존중감, 배우자 지지, 종교, 가정수입으로 나타났다. 먼저 자아존중감은 산전 우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으며,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산전 우울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행연구(Kim & Kim, 2018; Kim & Ryu, 2008)와도 비슷한 결과이다. 자아존중감이 1점 낮아질수록 임신 중 우울 가능성이 1.62배로 나타난 선행연구(Koh et al., 2019)의 결과와도 비슷한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자아존중감이 높으면 자신을 수용, 존중하고 스스로 가치 있는 인간이라 여기게 되지만(Rosenberg, 1965) 낮을 경우 우울, 불안, 열등감, 공포 등 부정적인 심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Choi와 Lee (2003)의 연구에서 낮은 자아존중감은 우울 발병에 대한 취약 요인으로 작용하였고 높은 자아존중감은 완충 역할을 하였으며, 스트레스가 자아존중감을 낮추고 이후 낮은 자아존중감이 우울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임신 여성이 자아존중감이 높으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우울감을 덜 느끼게 되지만 자아존중감이 낮으면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에 빠질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자아존중감은 우울에 직접적 혹은 매개효과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임신 여성의 우울 발생에 핵심적인 변인이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산전교육에 임신에 관한 정보 제공과 함께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략이 포함되어야 하며, 자아존중감이 낮은 임부에게 전문적 상담이나 중재프로그램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배우자 지지는 산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으며, 배우자 지지가 높을수록 산전 우울이 낮아졌다. 이는 Koh 등(2019)의 연구와 같은 결과이며, 결혼만족도와 사회적지지가 우울 점수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Kim과 Ryu (2008)의 연구와도 비슷한 의미로 볼 수 있겠다. 애착모델과 임신 우울에 관한 연구(Cho & Kwon, 2002)에서 대인간 변인인 결혼 불만족을 매개로 하여 임신 중 우울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여 이 연구 결과를 지지하였다. 임신 여성은 임신으로 인한 변화로 인해 신체적 불편감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기 때문에(Koh et al., 2019) 배우자의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 배우자 지지는 임신 중 우울하지 않은 집단의 회복 요인이 되며, 임신 중 우울이 발생했더라도 출산 후 우울을 회복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였다(Cho et al., 2004). 특히 임신으로 인한 신체적 증상이 심해지면 정신적 증상도 심해질 수 있으므로 배우자가 임신 증상으로 인한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산전교육에 함께 참여하도록 격려해야 할 것이다.
산전 우울은 가정수입에 유의한 영향을 받았으며, 가정수입이 낮을수록 산전 우울이 높아졌다. Koh 등(2019)의 연구에서도 낮은 사회경제적 상태는 우울의 예측 요인으로 나타났다. 임신 여성들은 출산과 양육에 대해 경제적으로 막연히 불안을 경험하였으며(Sawyer et al., 2011), 소득이 높을수록 이러한 부담이나 불안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Yoon et al., 2014). 즉 임신 중 수입이 높을 경우 출산 이후 양육비, 생활비 등에 걱정이나 불안이 낮아지고, 이는 우울을 낮추는 데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또한 돈, 시간 등과 같은 자원을 보유하게 되면 우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시도하게 되므로(Eo et al., 2017) 우울 정도가 낮아졌을 것이라고 본다. 저소득층 임신 여성을 대상으로 우울 위험성을 선별하고 관리해야 하며, 의료비뿐만 아니라 출산 직후 요구되는 기저귀, 조제분유, 생계비 등 보다 실질적인 지원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교는 산전 우울의 유의한 영향 요인이었으며, 종교가 있을수록 산전 우울이 낮아졌다. Bak (2014)의 연구에서 종교성향은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자아존중감을 매개로 하여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 종교는 인생의 목적과 의미, 건강한 생활, 인생의 역경에 대한 대처방식,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며, 정신건강과 신체적 건강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Hong, 2012). 종교가 있는 경우 해당 종교에 대한 교리와 신념이 강하여 우울을 극복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으며 종교를 통해 위안을 얻기 때문에(Eo et al., 2017) 산전 우울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임신 여성의 부정적 감정을 해소시키기 위하여 종교와 같은 지지체계나 사회적 환경이 필요하며, 특히 같은 처지에 있는 임산부와의 자조모임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소통과 지지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일개 지역의 특정 병원을 방문한 임부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일반화할 수 없으며, 산전 우울과 관련성이 높은 변인들을 다양하게 포함하지 못했다는 점과 임신 기간에 따라 우울 수준이 다를 수 있음(Kim & Jung, 2010)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자아존중감, 배우자 지지, 가정수입 및 종교가 산전 우울과 연관성이 있는 중요한 변인임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대표성이 있는 표본과 다양한 요인들을 추가한 모형의 반복연구와 임신 기간에 따른 우울과 관련된 요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 연구에서 영향 요인으로 밝혀진 요인들을 고려한 임신 중 우울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할 것을 제언한다.
결 론
이 연구는 임신 여성의 산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하여, 임신 여성의 우울증 예방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시도되었다. 산전 우울의 유의한 영향 요인은 자아존중감, 배우자 지지, 가정수입, 종교로 나타났으며, 이들 변수는 산전 우울에 대해 28.4%의 설명력을 가졌다. 임신 여성의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자아존중감과 배우자 지지를 향상시키고 종교 활동과 같은 사회적 지지체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저소득층 임부를 위한 경제적 지원의 필요성과 우울증 선별 검사 및 관리 부분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