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전자간증(preeclampsia)이나 태아성장지연(fetal growth restriction)과 같은 태반기능부전(placental insufficiency)은 불량한 임신 예후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임산부의 연령 증가와 함께 고혈압, 당뇨와 같은 기저 질환의 빈도 또한 높아지면서 그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전자간증은 태반 및 모체 내피세포의 기능부전이 특징인 복잡한 질환으로, 전체 임신의 2%-8%에서 발생하며, 태아성장지연을 포함한 조산 및 사산 등 불량한 주산기 예후와 밀접하게 연관된다(Stepan et al., 2023). 태아성장지연은 태아가 유전적 성장 가능성(genetic growth potential)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로, 태아 예측 체중이 해당 임신 주수의 3백분위 또는 10백분위 미만이며 동시에 비정상적인 혈류를 보일 때 진단된다. 태반기능부전의 주된 치료는 태아와 병적인 태반을 분만하는 것으로써, 이는 의학적 조산의 주된 이유가 되어 조산에 따른 많은 합병증을 유발한다(Stepan et al., 2023).
가용성 fms 유사 티로신 키나제-1 (soluble fms-like kinase-1, sFlt-1)과 태반성장인자(placental growth factor, PlGF) 비(sFlt-1/PlGF ratio)는 2016년 신의료기술 평가를 거쳐 2017년부터 국내에서 전자간증 예측 검사로 활용되고 있다(Korea Health Industry Development Institute, 2023). 이 검사는 전자간증 고위험군에서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발병을 예측하여 적절한 시기의 입원 등 산과적 처치 결정을 돕는데 유용하다. 이 종설에서는 sFlt-1/PlGF 검사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서 정리하고자 한다.
본 론
1. 태반관련 바이오 마커(Placenta-Associated Biomarkers)
PlGF 및 sFlt-1과 같은 태반관련 바이오 마커의 불균형은 태반기능부전의 원인 중 하나이다. sFlt-1은 임신 중 혈관형성 항상성(angiogenic homeostasis)을 유지하는 중요한 항혈관형성인자로, 정상 임신에서 임신 초기에는 낮은 농도를 유지하다가 임신 삼분기에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태반에서 발현되는 혈관형성인자인 PlGF은 혈관내피성장인자-A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A)의 활성을 강화 시켜 태반혈관형성에 관여한다. PlGF는 임신 초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임신 중반기 이후 최고치에 도달하였다가 만삭으로 갈수록 점차 감소한다(Chapppell et al., 2013; Levine et al., 2004). 2004년 Levine 등(2004)은 정상 혈압을 보이는 대조군에서 임신 마지막 두 달 동안 sFlt-1은 증가하고, PlGF은 감소하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나중에 전자간증이 발병하는 임산부의 경우 이러한 혈관인자의 변화들이 좀 더 일찍, 더 뚜렷하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또한 이러한 변화가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5주 전부터 시작되고, PlGF는 전자간증 군에서 임신 13-16주부터 대조군보다 감소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런 병적인 혈관인자들의 변화는 이른 시기에 발병하고 태아성장지연 등이 동반되는 경우 더 뚜렷하였다(Levine et al., 2004). 즉, 전자간증, 태아성장지연과 같은 태반기능부전에서는 sFlt-1의 증가하고 PlGF이 감소하여 sFlt-1/PlGF 비가 상승하므로, 이를 활용해 이러한 합병증을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다. 2021년 임신 고혈압 국제 연구 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the Study of Hypertension in Pregnancy)는 혈관인자의 불균형을 전자간증 진단 기준에 포함할 것을 제안하였으며(Magee et al., 2022), 그 밖에 많은 연구 단체에서 모체 혈청의 sFlt-1/PlGF 비검사를 전자간증 진단 및 예측을 위해 시행할 것을 권한다(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2022; Regitz-Zagrosek et al., 2018; Spanish Society of Gynaecology and Obstetrics, 2020).
2. 임신 2-3분기 sFlt-1/PlGF 비의 기준값(Cutoff)
전자간증 예측을 위한 sFlt-1/PlGF 비에 대한 몇몇 기준치들이 제시되었다. Verlohren 등(2014)은 34주 이전의 조기발현 전자간증을 예측하는 데 있어, sFlt-1/PlGF 비가 33 이하의 경우, 95.0%의 민감도와 94.0%의 특이도로 검사 시점에 전자간증을 배제할 수 있고, 85 이상일 경우에는 민감도 88%, 특이도 99.%로 전자간증을 진단할 수 있다고 하였다. 34주 이후 만기발현 전자간증 예측에서는, 33 이하에서 민감도가 89.6%, 특이도 73.1%로 전자간증을 배제할 수 있으며, 전자간증 진단 기준으로는 110 이상을 제시하였는데 이 경우 민감도는 58.2% 특이도는 95.5%였다. 2016년 Zeisler 등(2016)은 전자간증이 의심되는 임신 24주 0일에서 36주 6일 사이의 단태 임산부를 대상으로, 500명의 개발 코호트(development cohort)와 550명의 검증 코호트(validation cohort)를 통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에서 sFlt-1/PlGF 비의 기준값(cutoff)을 임신 주수와 상관 없이 38로 하였을 때, 1주일 이내 전자간증이 발병하지 않을(rule out) 확률을 99.3% (95% 신뢰구간, 97.9-99.9), 4주 이내 전자간증이 발병할(rule in) 확률은 36.7%(95% 신뢰구간, 28.4- 45.7)로 보고 하였다(Zeisler et al., 2016). 이 값을 700명의 전자간증 고위험 아시아 인구에 적용하였을 때, rule out 확률은 98.6%(95% 신뢰구간, 97.2-99.4), rule in 확률은 30.3% (95% 신뢰구간, 23.0-38.5)로 나타났다(Bian et al., 2019). 뿐만 아니라, 37주 미만의 전자간증 고위험군에서 38 기준값과 임상적 검사를 함께 적용하였을 때 1주일 내 전자간증이 발병할 산모를 100% (95% 신뢰구간, 85.8-100) 예측하였다는 보고가 있고(Cerdeira et al., 2019), 추가 분석에서 85이상을 기준값으로 하였을 때 4주 이내 전자간증의 발병을 71.4%의 양성예측도(95% 신뢰구간, 51.3-86.8)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하였다(Cerdeira et al., 2021).
sFlt-1/PlGF 비는 다태임신 에서도 제시된 바 있다. 29명의 쌍태 임신과 임신 주수를 일치시킨 292명의 단태 임신을 분석한 유럽 다기관 연구는 전자간증이 발병한 쌍태 임신의 태반 관련 혈관 형성 인자의 프로파일은 전자간증이 발병한 단태 임산부와 유사하다고 보고하였고, 쌍태 임신에서 전자간증을 진단할 수 있는 기준값으로 53을 제시하였다(Dröge et al., 2015). 이 기준값을 적용하였을 때 민감도는 94.4%, 특이도는 74.2% 였으며, 단태 임신과 같은 기준값인 33을 적용하면 민감도는 100%, 특이도는 67.7% 였으며 85를 적용 하였을 때는 민감도 83.3% 특이도는 80.6%로 나타났다. Binder 등(2020)은 164명의 쌍태 임신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기준값을 38로 하였을 때 1주 이내에 전자간증으로 인한 분만이 일어나지 않을 음성예측도를 98.8%, 2주 이내의 음성예측도를 96.4%로 보고하면서, 이 값을 쌍태 임신에서 rule out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Binder et al., 2020). 한편 Tanner 등(2022)은 고혈압, 당뇨, 신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이 합병된 임산부에서는 만성질환이 합병되지 않은 산모와 비교하여 낮은 sFlt-1/PlGF 비에서도 전자간증이 발생함을 보고하면서, 이런 만성질환 합병 여부에 주의할 것을 제안하였다. Table 1에 한국로슈의 sFlt-1/PlGF 비의 기준값을 제시하였다.
3. 태반기능부전 악화의 감시
sFlt-1/PlGF를 연속적으로 측정하여 질환 악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었다. Baltajian 등(2016)은 37주 이전 전자간증이 의심되어 입원한 단태 임신 100명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에서 분만 시까지 sFlt-1/PlGF ratio를 추적 관찰한 결과, HELLP 증후군, 폐부종, 뇌출혈, 경련, 급성신부전 또는 모성 사망과 같은 중증 임신 결과가 나타난 군에서 이 값의 평균 상승폭이 유의하게 더 크다고 보고하였다[15.1 (1.8-58.1) vs. 2.7 (−0.6 to 8.3), p=0.004]. Peguero 등(2021)도 조기발현 전자간증으로 진단된 여성에서 입원 당시와 분만당시의 값을 비교한 연구에서, HELLP 증후군과 같은 불량 예후군에서 그 비가 더 가파르게 상승하며, 입원에서 분만 시까지의 간격이 더 짧은 것으로 보고 하였다. 반면에 조기발현 태아성장지연에 있어서는 sFlt-1/PlGF 비의 연속 측정은 전자간증이 병합된 군에서만 분만 임박을 예측하는데 의미가 있고, 태아성장지연 단독에 있어서는 제한적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Herraiz et al., 2018)
4. 불량한 주산기 예후의 예측
sFlt-1/PlGF 비는 태반기능부전이 합병된 임신에서 불량 임신 예후(adverse pregnancy outcome, APO)를 예측하여 산전 스테로이드 투여, 입원 여부, 분만 시기를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다. 전자간증 산모에서 sFlt-1/PlGF가 많이 상승할수록, APO 발생 및 입원에서 분만까지의 기간이 유의하게 단축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Villalaín 등(2020)은 임신 20주 0일에서 37주 0일 사이에 sFlt-1/PlGF 비가 655 이상으로 극단적으로 높게 측정된 단태 임신 237건을 전자간증 동반 여부에 따라 분석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전자간증이 있는 경우(185명, 이 중 77.3%는 태아성장지연이 동반됨), 분만 까지의 중앙 기간은 4일이였고, 연구 참여 시점에서는 중증 전자간증이 49.2%, 분만 시점에서는 77.3%로 크게 증가하였다. 전자간증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52명, 이 중 82.7%는 태아성장지연 동반)에는 분만까지의 중앙 간격은 7일이였고, 중증 전자간증은 참여시는 0%, 분만 시에는 21.2%로 나타났다. 24주 이전의 주산기 사망율은 62.1%로 상당히 높았으며 29주 이전의 경우 심각한 신생아 유병율이 5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34주 이후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산모의 중증 이환율은 41.8%였으며 이는 임신 주수가 증가하면서 감소하지 않고 임신 전 기간 동안 고른 비율로 나타났다. 이처럼 sFlt-1/PlGF가 극단적으로 높은 경우, 임상 증상이 빠르게 악화되므로 연구자들은 임신 34주 전에 sFlt-1/PlGR ratio가 655 이상을 보이는 경우 입원 집중 감시 및 조산에 대비한 산전 스테로이드를 투여할 것을 제안하였다. 반면에 Stolz 등(2018)은 1,000 이상에서 태아성장지연이나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이 더 높게 나타났으므로 극단적으로 높은 수치인 1,000 이상이 APO를 예측하는데 더 유용하다고 주장하였다.
반면에 sFlt-1/PlGF 비가 중간 단계를 (34주 이전에서는 sFlt-1/PlGF비 38-84.99, 34주 이후에서는 38-109.99) 보이더라도 APO와 연관된다는 주장도 있다. Hoffmann 등(2017)은 sFlt-1/PlGF 비가 전자간증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8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대상자의 31.3%에서 실제로 전자간증이 발생하였고, 36.1%에서 불량한 주산기 예후(중증 전자간증, 5th percentile 미만의 태아성장지연, 32주 이전 조산, 1,000 g 미만 출생, 태아사망)가 발생하였으며, 특히 임신 34주 전에 검사한 산모의 92%에서 조산이 발생함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임상에서 전자간증 고위험군으로 보고되는 중간단계 임산부들도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한다고 하였다.
한편, PlGF이 100 pg/mL 보다 높은 경우, 전자간증이 발병한 경우라도 임신이 만삭 부근까지 유지될 가능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Barton et al., 2020). 하지만 최근 발표된 무작위 연구에서 반복적인 PlGF 검사가 주산기 예후를 향상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무분별한 반복검사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Hurrell et al., 2024)
5. 태아성장지연에서의 활용
태아성장지연의 원인으로는 태반기능부전, 선천성 감염(TORCH), 태아 기형과 같은 유전적 질환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태반기능부전이 원인인 경우, 양수량의 감소나 도플러 검사 이상 등 소견이 함께 발견되므로 유전적 질환과 감별에 도움이 된다. sFlt-1/PlGF 비 또한 상승되어 있는 경우, 태아 자체의 유전적인 문제보다는 태반기능부전이 원인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아직은 그 근거가 부족하며, 태아성장지연 단독보다 전자간증과 병합된 경우 임상적 의미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Graupner et al., 2021). 한편, 32주 이전의 조기 발현 태아성장지연에서 sFlt-1/PlGF 비가 임상적으로 유용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Quezada 등(2020)은 임신 32주 전 발생한 조기발현 태아성장지연 120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85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85 미만 30명, 85 이상 90명), 85 미만인 경우 1 주일 내 분만이 필요한 경우는 없었으며, 70%에서 4주 이상 임신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반면에 85 이상인 경우에는 1 주일 이내 분만이 이루어진 경우가 36%, 4주 이상 임신을 지속할 수 있었던 증례는 20% 미만이였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저자들은 태아성장지연의 처치에서 sFlt-1/PlGF 비를 산전 스테로이드 투여나 입원 여부를 결정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반면에 32주 이후의 만기발현 태아성장지연에서는 sFlt-1/PlGF 비를 통상적인 혈류검사와 함께 산과적 처치에 사용하는 것이 주산기 예후를 개선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obmaier et al., 2014).
6. 만삭에서의 이용
임신 37주 이후 sFlt-1/PlGF 비를 연속적으로 측정하여 분만 개시를 예측하고자 하는 연구가 있었다. 338명(이후 75명에서 태반기능부전이 발현됨)의 단태 임신을 37주부터 sFlt-1/ PlGF을 측정한 연구에서 태반기능부전이 발현된 산모에서 이 값이 더 가파르게 상승하였고, 진통 개시가 더 일찍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Mitlid-Mork et al., 2022). 이러한 결과는 혈관형성인자들이 분만을 개시하는 “Placenta Clock”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향후 태반기능부전 예측 및 진단이 아니라 진통의 개시 유도분만의 성공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혈관형성인자들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