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고위험 신생아란 출생체중이나 재태 기간과 상관없이 출산과정과 자궁외 생활적응에서 야기되는 상태나 환경으로 인해 질병의 이환율과 사망률이 높은 신생아를 의미한다(Hockenberry et al., 2022). 고위험 신생아는 출생과 동시에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하게 되며, 제한된 면회로 부모와 자녀는 초기 애착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Pennestri et al., 2015). 출생 직후부터 시작되는 아버지와의 애착형성 과정은 자녀의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한 고위험 신생아는 부모와 분리되어 정상적인 부모와 영아 간의 애착형성과정이 방해받으며(Spinelli et al., 2016), 이러한 불안정 애착은 생후 1년 동안 아동의 언어발달과 사회적 정서적 영역에서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Gül & Bulut, 2022). 부모의 정신건강문제는 아동과의 상호작용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불안정 애착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요인이다(Cook et al., 2018). 몇 몇 선행 연구(Cook et al., 2018; Erickson et al., 2019)에서 고위험 신생아 어머니의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모아상호작용에 영향을 주어 아동의 행동과 인지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아기의 출생은 기쁜 일임에도 불구하고, 고위험 신생아의 출산과 입원은 부모에게 스트레스원으로 작용하며 특히 부모됨으로의 이행기에서 정신적 외상을 초래한다(Koliouli et al., 2016). 여러 연구(Koliouli et al., 2016; McKeown et al., 2023)에서 고위험 신생아의 부모는 고통스러운 사건에 대해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재경험, 유사한 상황과 연관되는 자극 회피, 자극에 과민한 상태, 수면과 집중력 문제 등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증상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조산과 신생아의 입원은 외상 사건이며 많은 조산아 어머니들이 자극에 예민한 상태, 사건에 대한 지속적 재경험과 기억 회피 등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을 경험하며, 대부분의 연구가 조산아 어머니의 경험에 초점을 두고 있다(Dickinson et al., 2022). 아기의 신생아집중치료실 입원은 아버지들에게도 정신적인 외상 사건이며(McKeown et al., 2023; Winter et al., 2018), 고위험 신생아의 아버지 역시 자녀가 입원해 있는 동안 약 65% (Koliouli et al., 2016), 생후 1년 이내 약 20% (Salom è et al., 2022) 정도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이 높게 나타난다고 하였으나, 퇴원 후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Pace et al., 2020; Winter et al., 2018).
부모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더 통제적이고 덜 민감한 상호작용, 무감각한 돌봄행동 등으로 인해 아동의 자기조절능력이 잘 발달되지 않아 인지장애, 행동문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Enlow et al., 2014). 애착이론에 따르면 자기조절 능력은 생후 첫 1년 동안 부모 자녀 관계를 통해 발달된다. 부모의 PTSD 증상은 자녀에 대한 왜곡되고, 유연하지 않고, 부정적인 심리적 표상 및 무감각한 돌봄행동 등과 같은 불안정 애착과 관련이 있다. 아동의 신호를 인식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이 방해받아 결국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게 된다(Enlow et al., 2014).
고위험 신생아의 중환자실 입원은 이전의 위험 요인이 없는 경우에도 부모에게 우울을 유발할 수 있다(Gönülal et al., 2014). 조산아 부모를 대상으로 한 우울과 불안에 대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분만 직후 어머니의 40%, 아버지의 36%, 분만 6개월 후 어머니의 14%, 아버지의 19%에서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ace et al., 2016). 우울증이 있는 아버지는 자녀의 행동에 대해 더 많이 통제하고, 거부하고, 덜 격려하는 것과 같은 부정적인 양육 행동을 보였다(Wilson & Durbin, 2010). 우울증이 있는 아버지는 영아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고, 영아에게 불안정 애착을 초래하여 영아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Im & Vanderweele, 2018).
지금까지 어머니-영아 애착에 대한 연구는 다수 이루어졌으나, 아버지-영아 애착에 대한 연구는 드물다(Gül & Bulut, 2022). 따라서 이 연구는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고위험 신생아로 출생한 영아를 양육하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 및 애착의 정도를 파악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이 애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여 애착 향상을 위한 간호중재 개발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대상 및 방법
2. 연구 대상
이 연구의 대상자는 부산광역시의 병원 중 신생아집중치료실에 1주일 이상 입원한 경험이 있는 1-6개월 사이의 영아를 양육하는 아버지로, 정신과 질환이 없으며, 연구의 목적과 내용을 이해하고, 연구에 참여하기를 서면으로 동의한 영아의 아버지이다. 염색체질환, 선천기형이나 장애를 가지고 퇴원한 아기의 아버지,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외국인인 경우는 제외하였다.
연구 대상자 수는 Free Statistics Calculators 4.0을 이용하여 위계적 회귀분석에 필요한 표본수로 산출하였다(Soper, 2018). 효과크기(중간) 0.15, 검정력 0.8, 유의수준 0.05, 1단계 예측변수 18, 2단계 예측변수 2로 입력한 후 산출한 결과 최소 표본 수는 85명이었고, 탈락률 10%를 고려하여 총 95명에게 설문지를 배부하였다. 회수된 설문지 90건 중 응답이 미흡한 5명을 제외한 총 85건의 자료를 최종분석에 포함하였고, 탈락률은 10%였다. Email로 발송한 설문지는 26건 중 25건이 회수되었고(탈락률 3.8%), 우편으로 발송한 것은 64건 중 60건이 회수되었다(탈락률 6.2%).
3. 연구 도구
이 연구의 도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사용하였으며, 포함된 내용은 아버지의 일반적 특성 8문항, 자녀의 특성 8문항,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측정도구 22문항, 우울 측정도구 20문항, 애착 측정도구 50문항으로 총 108문항으로 구성되었다.
1)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Weiss 와 Marmar (1997)가 고안한 사건충격 척도 수정판(impact of event scale-revised, IES-R)을 Eun 등(2005)이 한국어로 번안하고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정한 한국판 사건충격척도 수정판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한국판 IES-R은 자가보고형 척도이며 총 22문항으로, 과민반응 6문항, 회피 6문항, 충격의 재경험 5문항, 수면장애 및 심리적인 무감각증과 해리증상 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5점 Likert 척도이며, 지난 7일간 경험한 주관적인 고통의 정도를 평가하는 문항들로 ‘전혀 없다’를 0점에서 ‘많이 있다’를 4점으로 부여한다. 총점의 범위는 최저 0점에서 최고 88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이 심한 것을 의미하며, 0-17점은 정상, 18-24점은 PTSD 경향, 25점 이상은 PTSD를 의미한다. 도구의 신뢰도 Cronbach α 계수는 Eun 등(2005)의 연구에서 0.83이었고, 이 연구에는 0.95였다.
2) 우울
우울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미국국립정신보건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에서 개발한 Center of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Scale (CES-D)를 Cho와 Kim (1993)이 한국어로 번안하고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정한 한국판 CES-D 척도를 사용하였다. 한국판 CES-D는 4점 Likert 척도로, 지난 1주일 동안 경험한 빈도에 따라 0점(거의 드물게, 1일 이하)에서 3점(거의 대부분, 5-7일)으로 부여한다. 총점의 범위는 최저 0점에서 최고 6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하며, 한국판 척도의 우울점수 절단점은 임상 환자군에서는 25점, 지역사회 선별도구로서는 21점이 적합하다고 하여 (Cho & Kim, 1993), 이 연구에서는 우울의 절단값을 21점으로 하였다. 도구의 내적 일관성을 평가하는 Cronbach alpha 계수는 Cho와 Kim (1993)의 연구에서 일반인 집단에서는 0.91, 임상 환자군에서는 0.93이었고, 이 연구에서는 0.92였다.
3) 애착
애착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서 Hwang (2006)이 개발한 영아에 대한 어머니 애착척도를 사용하였다. Hwang (2012)이 이 도구를 아버지에게 적용한 후 확인적 요인 분석을 실시한 결과 모델적합도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도구는 50개의 문항으로 구성되며, 애착의 내용은 긍정적 정서(11문항), 접촉 추구(7문항), 자기희생적 온정(10문항), 근접 추구(분리불안, 4문항), 보호(5문항), 결속(일치성, 6문항), 냉담(4문항), 기대감(3문항)의 8가지 하위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5점 Likert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 1점에서 ‘매우 그렇다’ 5점으로 최저 50점에서 최고 25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애착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자기희생적 온정의 28번 문항과 냉담 4문항(44-47번)은 역코딩하였다. 도구의 신뢰도 Cronbach α 계수는 Hwang (2012)의 연구에서 0.95였고, 이 연구에서는 0.92였다.
4. 자료 수집
이 연구의 자료 수집 기간은 2018년 9월부터 2021년 10월까지였다. 자료 수집 방법은 부산광역시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 8곳에 자료수집 협조를 요청하였으나 단 1개의 의료기관만 허락하여 해당기관의 간호부에 협조를 받았다. 대상자 모집을 위해 신생아집중치료실에 모집공고문을 붙이고, 자발적 참여의사를 밝힌 연구 대상자에게 자료 수집 절차를 설명하고 연구동의서를 받은 후 구조화된 설문지를 배부하여 작성하도록 하였다.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치료 후 퇴원한 1-6개월 사이의 영아를 양육하고 있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자료수집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입원 중 먼저 동의를 얻은 후 해당 기간에 Email 또는 우편으로 설문지를 받았다.
5. 자료 분석
수집된 자료는 IBM SPSS Statistics ver. 27.0 (IBM Co., Armonk, NY, USA)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대상자의 특성 및 자녀 관련 특성은 빈도분석과 기술통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 및 애착 정도는 평균과 표준편차로 분석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자녀 관련 특성에 따른 애착 정도의 차이는 t-test와 일원변량분석(one-way analysis of variance)을 이용하였고, 사후분석은 Sheffe 검정을 하였다. 대상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과 애착의 관계는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로 분석하였다. 위계적 회귀분석은 통제변수들의 영향력을 통제한 상태에서 독립변수의 영향력을 검출하는 방법으로(Lee, 2014), 아버지와 아기의 일반적 특성을 통제한 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이 애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2단계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1단계에서 대상자와 아기의 일반적 특성변수를 독립변수로 투입하였고, 2단계에서 주산기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을 추가로 입력하여 애착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였다.
결 과
1. 아버지의 일반적 특성과 자녀 관련 특성
이 연구 대상자의 연령은 36-39세가 43.5%로 가장 많았으며 평균은 36.1±4.8세였다. 종교는 없는 경우가 58.8%였으며, 학력은 대학교 졸업 이상이 74.1%였다. 직업은 회사원이 54.1%였고, 가정의 월수입은 300-399만원인 경우가 43.5%였으며, 가족 형태는 핵가족인 경우가 78.1%였다. 계획된 임신인 경우가 75.3%였으며, 원하던 성별의 자녀인 경우가 68.2%였다(Table 1).
Table 1.
대상자의 자녀 관련 특성으로는 자녀의 성별이 남아인 경우가 72.9%였고, 연령은 1-2개월이 48.2%, 3-4개월이 36.5%, 5-6개월이 15.3%였고, 평균은 2.9±1.3개월이었다. 재태연령은 37주 미만이 27.1%, 37주 이상이 72.9%였으며, 평균 37.2 ±1.4주였다. 출생 체중은 2.5 kg 미만이 22.4%, 2.5 kg 이상이 77.6%였고, 평균 2.96±0.5 kg이었다. 신생아집중치료실 입원기간은 2주 이상-3주 미만이 42.4%, 평균 2.6±1.1주였다. 출생 순위는 두 번째 이상인 경우가 51.8%이었고, 주요 질환은 호흡곤란이 89.4%였으며, 인공호흡기치료를 받은 경우가 65.9%였다(Table 1).
2.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 및 애착 정도
고위험 신생아로 출생한 영아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 애착 정도는 Table 2와 같다.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88점 만점에 평균 19.51±15.40점이었으며, 정상(0-17점)인 경우가 51.8%였고, PTSD 경향(18-24점)인 경우가 18.8%, PTSD (≥25점)인 경우는 29.4%였다. 하위 영역별 점수에서는 충격의 재경험 영역이 평균 6.57±4.47점으로 가장 높았다.
Table 2.
우울은 60점 만점에 평균 13.21±10.07점이었으며, 지역사회 선별을 위한 절단점인 21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상자의 우울 유병률은 20%였다.
애착 정도는 5점 만점에 4.68±0.27점이었으며, 가장 높은 하위 영역은 긍정적 정서영역으로 4.79±0.27점이었고, 가장 낮은 영역은 보호영역으로 4.56±0.48점이었다.
3. 아버지의 일반적 특성과 자녀관련 특성에 따른 애착 정도
아버지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애착 점수에서 차이가 있는 변수는 원하던 성별의 자녀뿐이었다. 자녀가 원하던 성별인 경우 아버지의 애착 점수가 4.74±0.20점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의 4.54±0.34점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t=2.78, p=0.009). 그 외 연령, 종교, 학력, 직업, 가족의 월평균 소득, 가족 형태, 계획된 임신 등의 항목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Table 3.
자녀관련 특성에 따른 애착점수에서 차이가 나타난 변수는 자녀의 월령과 인공호흡기 사용 여부였다. 자녀의 연령이 3-4개월, 5-6개월인 아버지의 애착점수(각각 4.75±0.20, 4.81±0.35)가 1-2개월인 아버지의 애착점수(4.57±0.25)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F=6.37, p=0.003).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지 않은 아동의 아버지 애착점수(4.77±0.22)가 인공호흡기를 사용한 아동의 아버지 애착점수(4.62±0.28)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t=-2.45, p=0.016). 그 외 자녀의 성별, 제태연령, 출생 체중, 입원 기간, 출생 순위, 진단명의 항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4.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과 애착 간의 상관관계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 애착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피어슨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애착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r=-0.40, p<0.001)와 우울(r=-0.26, p=0.014)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은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r=0.74, p<0.001).
5.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이 애착에 미치는 영향
외생 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이 애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2단계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5). 1단계에서는 대상자와 자녀의 일반적 특성 중 애착에 유의한 차이를 보인 원하던 성별(0=아니오, 1=예), 인공호흡기 사용여부(0=유, 1=무), 자녀의 월령을 투입하였으며, 2단계에서는 이 연구의 주요변수인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을 투입하였다.
Table 5.
다중회귀분석의 가정을 검정하기 위해 다중공선성을 검정한 결과 분산팽창지수(variation inflation factor)는 1.02-1.09로 10을 넘지 않았고, 공차한계의 범위는 0.91-0.97로 0.1 이상으로 나타나 다중공선성의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종속변수의 자기상관을 검토하기 위한 Durbin-Watson 통계량은 2.05로 자기상관이 없어 희귀분석을 실시하기에 적합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투입한 1단계 모형의 설명력은 30%이었고 모형적합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11.78, p<0.001). 인공호흡기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β=0.37, p<0.001), 자녀의 월령이 높을수록(β=0.26, p=0.006), 원하던 성별인 경우(β=0.26, p=0.007) 대상자의 애착점수가 높았다. 주요 변수인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을 추가한 2단계 모형의 설명력은 52%로 1단계에 비하여 22% 증가하였고, 모형적합도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17.02, p<0.001). 외생변수를 통제한 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애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심할수록 아버지의 애착은 낮아진다(β=-0.37, p=0.005).
고 찰
이 연구는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6개월 이하의 영아를 양육하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과 애착의 정도를 파악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이 아버지의 애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여 아버지의 애착을 향상시키기 위한 간호중재 개발의 기초자료로 제공하기 위해 시도되었다.
이 연구에서 고위험 신생아로 태어난 영아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점수는 88점 만점에 평균 19.51점이었고 PTSD 유병률은 29.4%였다. 동일한 도구를 사용하여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입원해 있는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튀르키예(Turkey)의 연구 결과(Yaman & Altay, 2015)에서 PTSD 평균점수는 36.26점이었고, PTSD 유병률은 66.7%로 이 연구 결과보다 높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나타내었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3-11개월 사이의 영아를 양육하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폴란드의 연구 결과에서 PTSD 유병률은 47%였고(Aftyka et al., 2017),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퇴원 후 1년에 조사한 이탈리아 조산아 아버지의 PTSD는 20%로 나타났다(Salom è et al., 2022). McKeown 등(2023)이 1980년에서 2021년 사이에 발간된 논문을 대상으로 신생아집중치료실 입원 경험이 있고, PTSD 선별검사에서 DSM III-V와 ICD (Inter 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 9-11의 진단기준에 부합하는 고위험 신생아 부모의 PTSD 유병률에 대한 체계적 고찰 연구에 의하면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의 PTSD 유병률은 0%-33%라고 보고하였고, 관련요인으로는 아동의 재태연령, 선천심질환 등이라고 하였다. 국내에서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의 PTSD에 대한 연구가 없어 비교할 수 없고, 이 유병률이 전체 대상자를 대표하지는 못하지만 외국의 연구들과 비교해 볼 때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의 PTSD는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간과해서는 안될 주요 정신문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의 PTSD 정도를 조사하여, 중재방안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어머니의 PTSD 중재에 표현적 글쓰기를 사용해서 효과를 본 연구(Ayers et al., 2018)가 있으므로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를 대상으로 이러한 중재를 적용하고 그 효과를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에서 고위험 신생아로 태어난 6개월 이하 영아 아버지의 우울 점수는 60점 만점에 평균 13.21점이었고 우울 유병률은 20.0%였다. 이탈리아 조산아 아버지를 대상으로 CES-D 를 사용하여 측정한 우울의 평균점수는 15.1점으로(Stefana et al., 2020) 이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고,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 조산아 부모의 우울을 비교하기 위한 연구에서 아버지의 우울은 각각 11.7, 16.9%로 나타나 어머니보다는 우울빈도가 낮지만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 역시 우울은 중재가 필요한 정신적 문제라고 하였다(Gönülal et al., 2014; Winter et al., 2018). 젊은 성인 남성의 우울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어 타 집단과 비교가 어렵고, 국내 고위험 신생아 어머니의 우울증은 산후우울증으로 많이 다루어지고 있으나 아버지의 우울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의 정신건강에 대한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 대상자의 애착점수는 5점 만점에 평균 평점 4.68점이었다. 동일 도구를 사용하여 조산아로 태어난 1-12개월의 영아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인 4.43점(Lee, 2017) 보다는 높았다. Lee (2017)의 연구에서는 재태연령이 평균 31.3주, 출생체중은 1.6 kg였고, 이 연구에서는 각각 37.2일, 3.0 kg으로 아기의 신체상태가 Lee (2017)의 대상자보다 커 아버지의 애착점수가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이 연구 대상병원이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라 신생아들의 신체상태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출생하거나 입원한 아기에 비해 좋은 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재태 기간이 짧고 출생 체중이 작은 영아 아버지 애착점수가 더 낮았다(Taing et al., 2020). 그 이유로는 아기의 신체크기가 크면 영아와 상호작용이 더 쉽고, 영아가 다칠 것에 대한 염려도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하였다(Stefana et al., 2020).
이 연구에서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의 애착에 영향을 미친 일반적 특성은 없었고, 자녀관련 특성으로는 인공호흡기 사용 여부, 아기의 연령, 원하던 성별 여부 등이 아버지의 애착 영향 요인이었고, 일반적 특성변수를 통제한 후 애착 영향 요인은 PTSD였다.
이 연구에서 아버지의 일반적 특성이 애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데, 선행연구에서도 아버지의 연령(Taing et al., 2020), 사회경제적 상태(Gül & Bulut, 2022) 등은 애착의 영향 요인이 아니었다. 아동의 특성 중에서는 인공호흡기를 사용한 경우 애착점수가 더 낮았으며, Gül과 Bulut (2022)의 연구에서도 신생아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은 아동의 아버지 애착점수가 그렇지 않은 아버지 애착점수보다 낮았다. 일반적으로 아기가 신생아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했거나, 입원 기간이 일주일 이상이었거나 선천심질환 등이 있어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PTSD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Chang et al., 2016), PTSD는 애착의 주요 영향 요인이므로(Enlow et al., 2014), 이 연구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한 영아 아버지의 PTSD 점수가 그렇지 않은 아버지보다 높아 애착점수도 낮게 나왔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외생변수를 통제한 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의 애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으나 우울은 아버지의 애착에 직접적 영향 요인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이 심할수록 자녀에 대한 애착은 낮게 나타났다.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애착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었다(Enlow et al., 2014). 어머니의 분만 관련 PTSD와 영아결과(infant outcome)에 대한 30편의 논문을 메타분석한 결과, 어머니의 PTSD는 영아와의 상호작용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Van Sieleghem et al., 2022).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은 생후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고 모아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와 아버지-영아 관계에 대한 연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Winter et al., 2018).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아버지-영아 애착의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볼 수 있어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를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한 위험을 교육하고, 증상 발현 시 중재를 받도록 퇴원교육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어머니를 대상으로 주산기 우울과 애착의 관계에 대한 연구 45편을 분석한 메타분석연구에서(Roll è et al., 2020), 31편은 부적 관계인 반면 13편의 연구에서는 두 변수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상은 아버지의 자녀에 대한 친화적 행동 예측 요인이었고, 우울증상이 있는 아버지는 자녀에게 친화적 행동을 덜 한다고 하였다(Stefana et al., 2020). 그러나 이 연구에서 외생변수를 통제한 후 아버지의 우울은 아버지-영아 애착의 영향 요인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여러 연구(Aftyka & Rozalska, 2020; Winter et al., 2018)에서 우울은 PTSD의 주요 관련 요인이었며, PTSD와 우울은 매우 관련성이 높은 변수였다(Park et al., 2016). 외상사건에 노출된 후 우울과 PTSD는 동시에 발병하여 두 변수의 상관성은 매우 높아, 우울증과 PTSD 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조산아 어머니는 62.5%라고 하였다(Chang et al., 2016). 이 연구에서도 우울과 PTSD의 상관계수가 0.74로 높은 상관이 나타난 것을 보면 우울과 PTSD는 동반질환의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의 정신건강문제에 접근할 때 PTSD와 우울을 함께 경험하는 집단, PTSD만 있는 집단, 우울만 있는 집단을 구분하여 중재할 필요가 있다.
부모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아기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퇴원한 후에도 수년간 지속될 수 있으므로(Schecter et al., 2020) 가능한 조기에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조산아 어머니를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분석한 논문이 2편(Choi, 2019; Park, 2015) 있으나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아버지의 정신건강 역시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자녀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정신건강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이들의 정신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는 국내에서 고위험 신생아로 태어난 영아를 돌보는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애착에 대해 처음으로 시도된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고위험 신생아로 태어난 영아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을 조기에 사정하고, 의학적 관리를 받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여러 병원에 접촉을 하였으나, 자료 수집을 허락한 병원이 한 곳이었고, 자료 수집 도중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팬데믹으로 면회가 제한되면서 대상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로 인해 자료 수집 기간이 3년에 걸쳐 이루어져서 시간적 변화를 연구 결과에 반영하지 못하여 결과를 일반화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하며, 코로나로 인한 우울 등의 부정적 정서를 반영하지 못하여 추후 다양한 지역, 기관을 포함하여 반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PTSD, 우울증 각각의 유병률을 조사하였으나, PTSD와 우울증을 모두 가지고 있는 비율은 조사하지 못하였다. 이들은 각각의 중재방법이 달라야 하므로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결 론
이 연구는 고위험 신생아로 태어난 6개월 이하의 영아를 양육하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의 정도를 파악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이 아버지의 애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여 아버지의 정신건강과 애착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시도되었다. 고위험 신생아로 태어난 영아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비율은 29.4%, 우울은 20%로 나타났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아버지-영아 애착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었다. 부모의 정신건강 문제는 부모자녀 상호작용과 애착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아동의 발달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고위험 신생아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정신건강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고위험 신생아 아버지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정도를 조기발견하여 중재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